이번에 드러난 기숙사 관리직원들의 노동착취와 고용불안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먼 이야기, 남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던 일들이 실은 바로 우리 곁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대학 기숙사인 ‘쿨하우스’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민간자본투자기숙사(민자기숙사)이며, 지난 2006년도 2학기 개관 이후 민자기숙사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높은 수준의 시설과 학생 수요,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민자기숙사는, 국내에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명성은, 여태껏 쿨하우스에 대한 대학구성원들의 신뢰로 이어졌다. 비록 수익을 내야만 하는 구조의 민간투자방식(BTO)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이다. 매년 기숙사비가 조금씩 인상돼왔음에도 학생들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돼 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사실 이 빛나는 명성의 이면에는 부당한 착취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1년 단위 감시단속적근로 계약직으로 밝혀진 쿨하우스 관리직원들은 인력부족에 허덕이며 당연하다는 듯 초과근무를 해왔다. 계약내용이 그대로 지켜진 부분은 하루 8시간 업무로 계산한 임금 부분뿐이었다. 이렇게 부당하게 착취당한 근로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3년 간 총 약 1천 2백만 원에 달한다.

이들은 용역업체 ‘아이비에스’와 근로계약을 맺은 하도급 계약직이다. 만약 쿨하우스의 관리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서브원’이 아이비에스와의 하도급계약을 해지하거나, 아이비에스가 이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실직자 신세가 될 수도 있다. 그들은 <건대신문>과의 인터뷰조차도 관리자에게 들킬까 노심초사하며 조심스레 임했다. 먼저 나서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없었다. 아이비에스는 등록된 노동조합이 없는 회사였고, 실 근무지인 우리대학 노조는 다른 회사 소속 직원인 이들을 보호해줄 권한이 없었다. 우리대학 울타리 안에서 근무하고 있었지만, 정작 법의 울타리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다.

사회의 지성을 대표하는 공간인 대학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앞으로 더욱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 3주체인 학생ㆍ교원ㆍ직원 모두 관리직원들의 향후 처사에 이목을 집중해야 한다. 힘을 실어줘야 한다. 특히, 이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관리직원들이 보복, 혹은 꼬리자르기용으로 계약이 해지되지는 않는지 감시해야 한다.

우리는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동료 시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해선 안 된다. 우리대학에서 일어난 문제는 당연히 우리대학의 구성원들이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만 한다. 이러한 자성적 실천과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그 대학의 위상이고 능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 지성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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