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유학생 지원제도’ 실시키로

지난 10년간 정부의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 정책으로 유학생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교수, 한국인 학생, 유학생 등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고충을 호소한다. 한국인 학생과 교수들은 “유학생들로인해 원활한 수업진행이 힘들다”고 호소하며 유학생들은 “한국인 학생들과 교수들이 자신들을 차별대우 한다”고 말한다.

의사소통이 가장 큰 갈등요인

교수들은 유학생들이 수업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언어능력이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원활한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언어학을 가르치는 교수는 시험지를 채점하던 중 “저는 유학생입니다”라는 한 줄만이 적힌 시험지를 보고 매우 기분이 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예전엔 지적을 했지만, 요즘엔 그냥 체념
하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한국인 학생들도 역시 유학생들과의 언어와 의사소통 어려움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언론 홍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타 대학 학생은 “학과 특성상 팀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은데 유학생이 많아지면 한국인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여유를 갖고 유학생을 배려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란 매
우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학생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의 문제점을 토로한다. 한 유학생은 “언어에 자신감이없다보니 자국 학생들과만 어울리게 되고, 학업도 언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 한 채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학 생활을 포기하면 자국의 대학으로 다시 입학하기도 쉽지 않고 고졸 학력으로는 제대로 된 일
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유학 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 학생과 유학생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대부분 의사소통의 문제이다. 지난 2011년에 실시한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유학생들이 유학생활 중 겪는 어려움 중에는 언어 문제가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들은 언어, 수업 난이도, 학우와의 관계 순으로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수업 난이도와 교우관계 역시 언어와 떼어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이 좋아서 왔다가, 한국을 싫어하게됐다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그들은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유학길에 오르지만, 그 중 약 40% 정도가 한국 유학생활을 통해 반한감정을 가지게 된다고 답했다. 더 심각한 것은 설문에 응답한 중국인 유학생 중 약 85%가 반한정서를 공유하며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인의 한국 유학 유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15년에 발표한 연도·과정별 유학생 현황에서는 2011년 이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유학생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체 유학생 중 약 70%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감소가 눈에 띄는데, 감소 폭이 다른 국가 출신 유학생들보다 15%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단기적으로는 유학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편익이 감소한다. 현재 유학생으로 인해 발생하는 순 편익은 약 78억 규모이다. 이는 유학생이 한국에 귀화하여 정착하거나,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간접적 편익을 제외한 수치다.

특히 이 편익은 지역 상인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이화여대 근처 상권이 유학생의 영향으로 살아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제도와 의식의 개선, ‘우리 사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유학생이 갖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 유학생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은 두 나라의 문화와 사회구조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류의 선봉장에 서는 것이다. 그 선봉장들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있다면, 이는 양 국의 외교나 무역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특히 한국과 같이 수출과 무역에 경제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국가에서는 이 악영향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학생은 단순히 학위를 사기 위해 한국에 온 사람들이 아니다.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 대해 배우고 싶어서 낯선 나라에서의 힘든 생활을 감당하기로 결심한 소중한 인적 자원이다. 그런 이들이 대학에서 허송 세월을 보내게 하고,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유학생 개인의 손실일 뿐만 아니라 유학생의 출신국가,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국가적 손실이다. 국가 간의 무역과 외교에서 그들을 유용한 연결고리로 사용할 수 있다면, K-POP이나 한류 드라마가 주는 국가브랜드 상승효과보다 훨씬 직접적이면서 강한 국가 간 유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에서는 학부 외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각 단과대에서는 유학생 지원 관련 자체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단과대 별 유학생 전담 교수가 배정될 예정이다. 이처럼 제도적 차원에서 체계적인 언어 교육과 유학생의 정착·적응관리를 돕는 확고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그들을 단순히 잠시 머물다 떠나는 사람이 아닌 우리의 인적자원으로 여기는 인식의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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