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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들의 보금자리 ‘쿨하우스’, 그러나 경비 직원에겐 최악 노동현장
정두용 기자 | 승인 2016.06.08 21:26

집이 먼 학우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우리대학 쿨하우스 기숙사. 하지만 그곳에선 우리가 모르던 노동착취가 일어나고 있었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송곳>에서 구고신 소장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한 직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며한 말이다. 이 대사는 조금만 눈을 돌려 주위를 바라보면, 평소엔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대신문>과 함께 서는 데를 한 발짝 옮겨 쿨하우스 노동착취의 실태에 대해 알아보자.

근로계약서 내용 불이행, 과중된 업무에도 추가수당 ‘없어’

 경비직원들은 IBS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 근로계약서에선 ‘1일 8시간 근무’, '월 15시간 연장근로수당’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유급휴일로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을 부여 ’, ‘6개월 미만의 근무자를 제외한 보안근무자의 근무복은 회사가 지급’ 등의 내용도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 경비직원의 근무실태를 조사해본 결과, 위 내용이 모두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근로계약서에 대해 박은하 서브원 관리소장은 “24시간을 모두 업무시간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1일 8시간 근무’ 역시 잘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근로계약서에 작성된 내용과 상이했으며, 실제근무내용과도 전혀 달랐다. 또한, 만약 박 관리소장의 설명처럼 24시간을 모두 시급으로 측정한다면, 월 360시간의 근무를 인정받아야한다. 하지만 현재 경비직원은 근로계약서 상 209시간의 근로시간만 인정받아 약 126만 원의 기본급을 받고 있다. 야근수당ㆍ연차수당 등을 합치면 월 지급액은 155만원이 된다. 세금을 공제하면 실 수령액은 13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현장의 실제 근로시간은 계약서상의 내용과 달랐다. 경비직원들은 업무의 특성상 2일에 걸쳐 24시간 근무지에 있다. 6명으로 구성된 2개조가 오전 7시에 교대하는 방식이다. 만약 ‘1일 8시간 근무’가 정확히 이뤄진다면, 경비직원은 근무지에 있는 24시간 중 8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주어진 휴식시간은 5시간 30분이었다. 6명이 4동의 기숙사 건물을 모두 관리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A경비직원의 설명이다. 그는 “3년 전엔 한 조에 7명씩 배정돼, 그나마 괜찮았다”고 말했지만, 이내 “임금 등의 문제로 회사가 인원을 감축했고, 결국 근무시간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실제 업무시간에 따라 이들이 받아야 할 법정최저임금은 과연 얼마일까. 올해 최저시급인 603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봤다. A경비직원에 의하면, 현재 쿨하우스 경비직원들은 24시간 격일제 근무체제로 일하고 있다. 또한, 휴식시간은 주간 2시간, 야간 3시간 30분으로 총 5시간 30분이다. 즉, 한 번 출근하면 퇴근하기 전까지 총 18시간 30분 간 근무하는 것이다. 한 달 기준으로 환산하면 277시간 30분으로, 매월 약 167만 원을 받아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금액엔 야간근로수당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 56조에 의하면, 모든 근로자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8시간 사이의 근로시간에 대해 통상임금의 150%에 달하는 야근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 쿨하우스 경비직원들의 야간 업무시간은 8시간에서 휴식시간 3시간 30분을 뺀 4시간 30분이다. 이에 해당하는 야간수당을 합하면 이들이 매월 받아야 했던 돈은 약 187만 원에 이른다. 계약서상 임금과 30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

 6명의 경비직원 중 1명의 결근으로 발생하는 연장근무시간, 과중업무에 관한 보상도 없었다. 하지만 결근한 인원에겐 약 10만원의 월급을 삭감하고 있다. 이에 대해 A경비직원은 “2월부터 5월까지 새로 들어온 인원이 힘들다며 금방 관뒀다”며 “회사는 대체인원도 보내지 않았고 어떠한 추가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장기 근무한 경비직원의 근무복도 본인비용으로 구매하고 있다. 식비 역시 한달 3만원씩 기숙사 식당에 납부하고 있어, 경비직원의 부담이 가중돼있는 형태다. 유급휴일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도 추가수당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 근로계약서를 지키지 않은 내용이다.

 이에 대해 B경비직원은 “회사가 사소한 부분까지 우리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관리소장은 경비직원의 결근문제에 관해선 “급여를 연봉으로 단위로 주기 때문에, 경비직원이 하루 빠진다고 해서 월급을 삭감하는 일은 없다”며 “이로 인해 다른 직원의 업무가 늘어날 수 있지만, 추가수당 등으로 보장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근로의 날 보장에 관해선 “경비직원의 업무 특성상,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입초, 택배업무 등 과도한 업무 수행

 경비직원들에게는 ‘승강기를 이용하지 마라’, ‘관리소장을 보면 거수경례해라’ 등 업무와 상관없는 근무지침이 내려지고 있었다. 또한 미화직원 탈의실에서 ‘쪽잠’을 자야하는 열악한 휴게공간 등 경비직원의 근무여건은 심각한 수준이다. (▷관련기사 참조)

 이런 사항을 제외하고 단순히 업무량만 따져 봐도 경비직원들이 수행하고 있는 일은 과도하게 많았다. 경비직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사람씩 교대로 20분간 ‘입초’근무를 선다. A경비직원은 “주기적으로 순찰을 도는 것이 아닌 항상 뙤약볕 밑에서 가만히 서있는 입초가 무슨 효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분간 밖에서 입초를 진행하고, 건물 안에 들어와도 잠시의 쉴 틈도 없다.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에게 ‘택배’를 나눠줘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분간 짧은 인터뷰 중에도 4명의 학생이 택배를 찾으러 왔다. 3년 전 기숙사 우체국이 없어지며, 택배 분배업무를 경비직원이 맡게 됐다. 레이크홀만 해도 가장 많은 택배가 오는 화요일, 수요일엔 하루 평균 150~200개의 택배가 온다. 학우들은 택배 수령 시간이 따로 규정돼 있지 않아 새벽시간에도 빈번히 경비직원에게 택배수령을 요청하고 있었다. A경비직원은 “택배분배를 우리에게 맡기며, 가중된 업무의 보상으로 5만원을 주기로 했지만 지급이 안 되고 있다”며 “우리가 경비회사에 들어온 건지 택배회사에 취직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관리소장은 “3년전 만 해도 학교에서 택배를 관리하는 비용을 지원해줬지만, 지원이 끊기며 운영이 어렵게됐다”며 “택배에 관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연구해 각 1층 로비에 택배실을 만들어 24시간 찾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금액은 말할 수 없지만, 택배 업무에 관한 수당을 경비직원에게 매월 지급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하지만 본지가 확보한 경비직원 월급 명세서엔 명확한 택배 업무에 관한 지급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서브원, “노조 없는 곳만 계약”… 복잡한 ‘3중 하청’구조

 

 기숙사 관리직의 고용형태는 ‘3중 하청’으로 이뤄져 있다. 쿨하우스는 산업은행이 투자한 ‘건국대학교 기숙사 유한회사’(기숙사 유한회사)가 세운 민자 기숙사다. 기숙사 유한회사는 서브원과 계약을 맺고, 건물에 대한 관리 업무 전반을 일임했다. 서브원은 다시 IBS와 계약했고 경비직원들을 제공받고 있는 것이다.

 서브원 박 관리소장은 IBS와의 관계에 대해 “경비직원은 업무의 특성상 대부분 수행하는 사람들의 나이대가 많고, 대졸출신이 없어 서브원 직원 임금과 맞춰줄 수 없다”며 “때문에 우리가 정규직을 두고 직접 보안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경비업체의 선정기준에 대해선 “우리는 노조가 없는 업체와만 계약 한다”며 “노조가 활동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이 입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중 하청의 복잡한 관계에서 경비직원은 가장 아래에 있다. 한 회사라도 계약을 해지한다면, 쉽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위치다. 이미 상당부분 ‘노동착취’가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에 경비직원들은 노조를 형성할 수도 없다. 우리대학 홍정희 노조부위원장은 “우리대학 소속이 아닌, 하청업체 직원은 노조가입대상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이유이다.

 

유동화 수습기자 donghwa42@konkuk.ac.kr

정두용 기자  jdy2230@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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