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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안전관리 실태 되짚어 보기
정두용 기자 | 승인 2016.06.08 22:22
공학관 C동 건물 내벽에 균열이 가있다.(사진ㆍ정두용 기자)

 지난 5월달 늦은 5시 57분, 우리대학 바로 앞 구의역에서 19세 청춘의 꽃이 졌다. 승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의 점검 중 일어난 불행이었다. ‘2인 1조’의 안전 매뉴얼이 있었지만, 인력부족으로 지켜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전 매뉴얼만 지켜졌어도 비극은 없었을 것”이란 안타까움이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 됐다.

 안전 매뉴얼의 준수와 재난대비는 인명보호의 필수요건이다. 자연재해나 인재(人災) 모두 마찬가지다. 지난 몇 년간 우리대학에선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관리부주의로 일어난 사건이었다. △2009년 외부 취객 일감호 익사 △2013년 학생회관 화재 △2014년 생환대 화재 △2015년 동생대 호흡기 질환 등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있었다. 지난 2012년엔 태풍 볼라벤, 산바의 영향으로 기숙사에 65건의 누수피해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사고들을 통해 우리대학은 무엇을 배웠을까? 우리대학의 건물 안전실태와 안전대책관리 현황을 돌아보자. 

건물안전등급 D등급에서 B등급으로 향상됐지만 여전히 내진 설계 안 된 건물 많아

<표1> 우리대학 주요건물 준공시기

 지난 2011년에 실시된 정밀안전진단 결과, 우리대학의 건물 중 공학관 A동과 C동이 D등급을 받았다. D등급을 받는 건물은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상태에 따라서 사용제한도 할 수 있다. 평가 이후 우리대학은 공학관 A동과 C동에 대한 보수보강 공사를 실시했다. 5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기둥과 보, 슬라브 등의 기초 구조 보강 공사와 배선 공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안전등급이 B등급으로 상향됐다. 그러나 여전히 건물 곳곳에 크고 작은 균열이 존재했고, 학우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에 장명호 시설팀장은 “외관만 봤을 때는 건물이 노후 돼 보여도 전문 업체를 통해 안전진단을 해 본 결과 안전도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대학 내의 건물 중 200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내진설계가 돼있지 않다. 장 시설팀장은 “200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내진설계를 해야 된다는 학교 규정이 없어서 내진설계가 돼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형 자연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이다. 실제로 우리대학의 건물들 중 절반 정도는 내진설비가 돼있지 않다(<표1>참조). 지금이라도 내진대비 공사를 할 순 없을까? 이에 대해 장시설팀장은 “내진설비를 모든 건물이 갖추려면 수백억의 비용이 든다”며 “현재 우리대학의 재정상 그만한 예산을 내진설비 공사에 투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의 안전관리대책, 매뉴얼은 갖췄지만 학우들에게 알리는 노력 부족해

모든 건물에 내진설비를 확보하는 것이 비용문제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비용이 들지 않거나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안전대책들은 마련되어 있을까?

 2013년부터 크고 작은 화재들이 잇따라 발생한 만큼 화재관리부터 살펴보자. 우리대학은 매년 1회 화재와 관련한 종합 정밀점검을 실시하고, 월 1회의 외관점검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43개동의 보수사항을 확인하고, 정비하고 있다. 안전관리팀 민채홍 선생은 “이런 점검은 법적으로 명시된 부분”이라며 “화재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전관리팀은 ‘캠퍼스 재난예방 및 사고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화재에 관한 위험성 등에 대비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화재 예방, 화재발생 시 행동요령, 추후 대책 등 구체적인사항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연 2회 소방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훈련은 교직원ㆍ학생ㆍ관할소방서가 참여해 화재예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화재예방을 대비하고 있지만, 정작 학우들은 무관심하다. 화재교육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는 학교가 학우들에게 화재에 관한 홍보가 부족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실험실 안전관리는 어떠할까? 지난해 우리대학은 동생대 호흡기 질환으로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메르스의 확산으로 질병에 대한 국민적 경계가 높아진 상황에서, 동생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한 것이다. ‘원인불명의 괴질’이란 위험성도 존재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조치는 안일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대학본부가 아닌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기때문이다. 질병이 발생한 당일에 많은 학생이 내부에 있었음에도 별다른 공지는 없었다. 이에 대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전형연 교수는 “위기발생시 내부적인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며 “질병의 원인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혼란이 야기된 만큼 학교 안 사람들에게 상황을 알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동생대 사건 이후 실험실 안전에 대한 관리의 매뉴얼이 만들어 지는 등 추후관리가 이뤄졌다. 특히 ‘LMO 연구시설 표준생물안전규정 및 사고대응 매뉴얼’이 만들어져 생명관련 실험실 안전에 더욱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실험실 안전 교육을 인터넷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에 안전관리팀 박승만 선생은 “많은 돈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했고, 학교 홈페이지 메인에도 올랐지만 학생들의 관심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교육을 어떻게 학우들에게 알리고 있냐는 질문에는 “학과단위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학교전반에 관한 안전관리에 대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대학의 안전관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는 인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학교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위기상황의 상황전파에 대해선 “건물단위의 방송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안전가치를 우선순위에서 제외하는 안전 불감증, “적응을 택한 결과”

 현재 우리대학은 화재 및 실험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고,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절반의 건물에 내진설비가 돼있지 않았다. 또한 학우들이 우리대학 안전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데 필요한 홍보가 부족했다. 이에 대해 상허교양대학 최윤식 강사는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확률에 비해 우리대학이 안전관리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우리대학 입장에선 적은 비용을 들여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학교홍보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진과 같은 대형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확률은 매우 낮다. 그러나 이러한 대형 자연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은 천문학적인 액수에 가깝다.

 한국사회에는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얻으려고 한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뿌리내려왔다. 이러한 인간관에 따르면, 우리대학으로서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기보다,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학교 홍보에 투자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안전가치는 예산 지출순위에서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말 안전관리보다 학교홍보에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볼 수 있는 지름길일까? 그렇지 않다. 안전사고의 특징은 처음에 자잘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월호 침몰사건이나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건과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드물게 발생하는 대형 안전사고는 발생할 때마다 극심한 인명피해가 뒤따른다. 이는 곧 안전사고에 대비함으로써 발생되는 효과가 안전관리에 투자되는 비용보다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대 한국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사회가 실제로는 안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안전 불감증에 빠져있다. 이러한 안전 불감증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최 강사는 “불안요소가 많은 사회에서의 사람들의 행위방법은 크게 그러한 사회 구조에 적응하려는 것과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려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며 “안전 불감증은 결국 한국 사회의 사람들이 스스로 사회구조를 변화시키기엔 많은 개인적ㆍ사회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적응을 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안전가치를 다시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 강사는 이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 인간과 사회는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존재한다”며 “따라서 사람들이 안전가치가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버리고, 끊임없이 안전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자 행위한다면 사회도 점차 안전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beflyju@konkuk.ac.kr

정두용 기자  jdy2230@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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