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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티칸, 뜨거운 태양마저 압도하는 성베드로 성당<연재> 서유럽 탐방스케치
심재호 기자 | 승인 2016.08.29 19:10

현 건국대 총동문회장인 정건수(상경대ㆍ상과 20회 졸) 박사는 역대 졸업생 중 가장 활발하게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 동문이다. 그는 이미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수억 원씩 10년 간 총 20억 원 가량의 장학기금을 출연해왔고, 2014년에는 50그루의 소나무를 기증하기도 했다. 상허박물관부터 언어교육원으로 이어지는 소나무동산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번 학기동안 연재될 <서유럽 탐방 스케치>역시 그 덕분에 나오게 됐다. 정 박사의 후원을 통해 서유럽 등지를 탐방하는 ‘Dr.정 해외문화탐방’ 프로그램은, 2012년도부터 시작돼 올해 5기 탐방대원들을 배출했다. 이쯤에서 눈치 채셨을지 모르겠지만 본 기자, 이들과 함께 유럽 다녀왔다. 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영국으로 이어진 14박 15일 간의 여정을 이번 학기 내내, 여러분께 자랑해드리도록 하겠다.

 

살벌하게 내리쬐는 태양빛은 관광지라고 봐주지 않았다. 탐방 첫날, 그나마 아직 땅이 달궈지기 전에 도착한 콜로세움에선 탐방대 모두 비교적 멀쩡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로마 공회장 터를 지나 일명 ‘소원의 분수’로 통하는 트레비 분수 앞에 도착했을 쯤엔 이미 다들 그늘을 찾아 헤매며 떠돌기 시작한 상태였다.외국인 여행객에게 한 여름의 로마는 단 두 가지로 설명된다. 즐비한 유적지와 따가운 햇살. 특유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건축물 리모델링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로마 도심지의 건물들은 모두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히 도시 전체가 유적지라 볼 수 있다. 햇살은 어찌나 강렬한지, 일조량과 기온이 가장 높게 올라가는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가게들이 잠시 영업을 중단할 정도다.

이러한 행태는 바티칸 박물관(엄밀히 말해 로마는 아니다)에서 극에 달했는데, 실내 박물관으로 들어가기 전까진 설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땡볕아래 나온 현지 가이드를 제외한 모두가 그늘 밑에 숨어 두 눈만 하얗게 번뜩였다.

기자에게 이 고통스러운 더위를 싹 잊게 해준 곳이 있었으니, 바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성당, 성 베드로 대성당이다. 탐방대가 도착한 날은 마침 지난 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희년’ 주간(올해 11월 종료된다)에 해당한 덕분에, 운 좋게 성문(聖門)을 통해 입장할 수 있었다. 이번과 같은 특별주간을 제외하면,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은 25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성년(聖年)에만 개방된다.

잠시 이야기가 샜다. 어쨌든 태양을 피해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이 성당이 종교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설계됐다는 설명을 바로 납득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신화를 묘사한 셀 수 없이 많은 예술품들이 인간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아득하게 높은 천장에 매달린 반듯한 유리창에서는 새하얀 빛줄기가 선명하게 흘러내렸다. 성 베드로의 유해 위에 세워진 제단 앞에 섰을 때는 없던 신앙심마저 생길 지경이었다. 이 지나칠 정도로 숭고한 성당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땀을 흘리다 죽어갔을지 상상하면 등골이 오싹했다. 책에서 활자로나 보던 그 ‘로마제국의 위엄’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더위는 한 순간에 물러갔다.

 

심재호 기자  sqwogh@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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