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특별기획 「송희영 총장과 함께한 우리대학 4년」을 준비하며, 그래도 우리대학이 꾸준히 발전하며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4년간 우리대학의 현황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들은 대부분 상행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임교원 확보율은 10%가량 꾸준히 상승했고(60.7%▷66.7%▷70.5%), 시간강사 강의 비율을 조금씩 줄이면서(38.2%▷38.6%▷35.7%)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늘려가고 있다(50.7%▷55.8%▷58.7%). 또한 등록금은 매년 동결되거나 미미하게 인하됐던 반면 교육비 환원율은 오르는 등(170.5%▷172.4%▷181.6%) 학생 복지나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상당히 충실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간혹 외부 언론이나 SNS에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은 상태다.

그러나 이것만을 가지고 건국대학교가 순항중이라 단정 짓고 평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왜냐하면 위의 자료나 지표들은 모두 서울캠퍼스의 현황만을 기록해둔 것이기 때문이다. 1980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글로컬캠퍼스(구 충주캠퍼스)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건국대학교의 또 다른 반쪽으로서 독자적인 모습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지난 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이후, 글로컬캠퍼스에서는 한동안 위기감이 감돌았다. 국가재정지원 혜택이나 국가장학금이 제한되는 등 학생들의 복지에 대한 피해가 이어졌고, 이에 글로컬캠퍼스 총학생회는 서울캠퍼스의 행정관까지 오가며 “본부의 관리운영 부실로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8월 25일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로 인한 정부재정지원 제한을 받는 학교들 중 일부를 해제하면서, 글로컬캠퍼스도 다시 정상화됐지만 글로컬캠퍼스 학생들의 불안감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반면 A등급을 받은 서울캠퍼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를 자랑하기 바빴다. 충주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대대적인 학과 구조조정이 감행되고 있는 동안, 서울캠퍼스는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대학의 일처럼 말이다.

분교 캠퍼스도 엄연한 건국대학교다. 글로컬캠퍼스의 위기는 건국대의 위기고, 글로컬캠퍼스의 불안감도 건국대의 불안감이다. 서울캠퍼스의 발전만 이뤄진다고 해서 그것을 과연 건국대의 발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들을 그저 건국대학교의 이름을 빌린 별개의 지방 사립대학 중 하나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도리어 건국대학교의 이름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일 것이다.

글로컬캠퍼스가 설립된 지 36년째다. 글로컬캠퍼스와 서울캠퍼스의 조화와 균형 잡힌 발전은 그 시간동안 풀지 못한 숙제다. 한 번에 갑자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는 두 캠퍼스 사이의 정서적ㆍ감정적 조화를 먼저 이뤄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두 캠퍼스의 학생들을 ‘졸업장에 박히는 이름만 같을 뿐 다른 학교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건국대학교의 학생들 사이에도 서로 그렇게 생각하는 태도가 일상적으로 퍼져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잡대 놈’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 교수를 비추어 보면, 심지어는 교수사회 일각에서도 두 캠퍼스를 차별대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건국대학교의 발전은 두 캠퍼스가 모두 함께 나아갈 때에 비로소 성취될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차별과 무시는 조화와 협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분열의 태도다. 두 캠퍼스의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동료애와 동질감을 갖지 않는다면 불균형 문제의 해결은 시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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