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우리대학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통폐합 발표로 인해 큰 홍역을 치렀다. 이에 대한 반발로 작게는 시위부터, 크게는 행정관 점거까지 학교와 학생간의 충돌은 봄 내음이 가득한 3월과 4월을 물들였다. 학생총회를 위해 2000여명이 넘게 운집했고 저마다 학교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그 때 뚜렷이 기억나는 하나의 문구가 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2016년 7월, 이화여대는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미래라이프 단과대’ 설립 발표로 인해서다. 학교의 발표가 있자 이대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고, 이어서 졸업생들과 타 학교 학생들 역시 학교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삿대질을 시작했다. 학교와 학생간의 갈등은 커져 언론이 대서특필하기에 이르렀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그 때 학생들이 외친 말은 하나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그렇다면 물음표를 던져보자.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가?, 주인이라면 그 학생들은 주인으로서 권리를 다하고 있는 걸까?

지난 달 21일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열렸다. 필자는 교내 방송국 3년의 기자생활 동안 총 5번의 전학대회를 취재하였다. 공개회의 원칙에 따라 일반 학우들의 참관이 자유롭지만 5번의 회의를 취재하는 동안 언론사 기자를 제외한 참관인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이 자리는 학생사회 주요 현안들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며, 중앙기구에 대한 감사와 학교 측에게 건의할 사안들을 정하는 곳인데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심지어 학교의 주인인 학생 중 여럿은 ‘전학대회’를 시상이 필요한 공모전이나 시합, 경기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환장할 노릇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을 위해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신문이나, 방송, 교지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가판대에는 신문이 쌓여있고, 교내 방송뉴스는 그 자체로 외면하며, 교지 역시 관심 밖 잡지일 뿐이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 단과대에 대한 관심도 적다. 학생회의 공약은 무엇인지, 진행사업은 잘 되고 있는지, 학생회비는 잘 집행되고 있는지 그 어느 것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없다. 이 외에도 굵직한 사건들, 예를 들어 ‘이사장의 비리 의혹’, ‘등록금 사용현황’등은 알까. 이 역시 소수의 학생들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이를 볼 때 학교의 주인인 학생은 정작 권리 자체에 대해 스스로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과 관심은 지속적이어야한다. 돌이킬 수 없는 큰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내가 학교의 주인이다.”라고 아무리 외쳐봐야 누가 들어주는가. 학생사회에 여러 발생하는 문제, 학교의 일방적 행정 등은 주인인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면 근절되는 요소들이다. 지금부터라도 학생사회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보여라. 학교의 주인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차현진(문과대ㆍ사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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