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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시국선언:‘국정개입’, ‘권력비리’, ‘부정특혜’
이용우 기자 | 승인 2016.11.24 17:49

11월 5일 기준,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한 대학이 120개교를 돌파했다. 그간 언론 등에서 대학생은 사회적ㆍ정치적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어쩌면, 현 정국을 ‘시국’으로 보고 전국에 걸쳐 규탄의 목소리를 대학생이 내는 흐름은 이례적이다. 무엇이 대학생들을 분노케 했을까?

 

<건대신문>은 전국 대학 총학생회 또는 학생단체가 발표한 시국선언 81건을 수집ㆍ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대학생들은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를 단순히 단일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엿보였다. 여러 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분명했다.

 

[사안 1] ‘선출되지 않은 권력’ 최순실과 ‘이를 용인한’ 박근혜 대통령

입수한 81건의 ‘모든’ 시국선언문에서 최씨 국정개입과 그것을 수수방관한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 10월 24일, 최씨가 국무회의 자료와 외교ㆍ안보 관련 보고서 등 국가기밀을 보고받고, 대통령 연설문까지 고치는 등 국가정책에 깊이 개입한 정황이 JTBC의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학생들의 화살은 근본적인 것을 향하고 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국정 농단은, 대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엄정한 사안”이라고 규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학생이 시국선언을 발표하기 시작한 시점을 고려했을 때 JTBC의 단독보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해석도 가능했다. JTBC의 단독보도는 지난 10월 24일 이었다. 대학생의 시국선언문의 시작은 바로 이튿날 이화여대에서 시작됐다.

 

[사안 2] 수면에 드러난 정경유착

K스포츠 재단ㆍ미르재단을 비롯한 각종 최씨의 비리에 대한 규탄은 최씨와 박 대통령의 유착관계 다음으로 많이 언급됐다. 81건 중 73건의 시국선언문에서 등장했다. 최씨가 기업에서 제공받은 돈은 그간 짐작만으로 제기됐던 ‘권력형 비리’와 ‘정경유착’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K스포츠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설립신청 하루 만에 허가를 받아냈다. 허가에 통상 1주일 이상 걸리는 관행과 비교했을 때 매우 빠른 속도였다. 이를 두고, 우상호(더민주ㆍ원내대표)의원은 “미리 해주기로 권력실세가 합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한, 기업들이 비교적 불분명한 목적에 770억원이 넘는 기금을 ‘자발적’으로 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박 대통령의 비선 측과 기업들 사이의 창구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그간 언론에 보도됐고,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를 따랐다”고 밝혔다.

 

[사안3] 대학생이기에 더 분노한 정유라 부정특혜

'정유라에 대한 부정특혜' 또한 중요한 지점이다. 81건 중 39건의 시국선언문에서 정유라에 대한 부정특혜를 성토하는 내용이 등장했다. 경희대학교를 비롯해서 △대전대 △서울여대 △군산대 등 여러 대학들에서 그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많은 학생들은 정유라에게 학칙까지 개정하며 특혜를 준 사안을 보고 불공평함을 넘어 몇몇은 좌절감까지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런 대학생의 분노가 시국선언문에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국선언문에서 학생들이 규탄한 정씨의 부정특혜들은 다음과 같다. △이화여대가 2015년도 체육특기생 대상 종목을 늘리며 승마를 포함한 점 △입학과정에서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말한 점 △서류마감일 이후에 획득한 금메달이 서류평가에 반영됐다는 점 △개인을 위한 학칙 개정 등이다. 이런 전반적인 모든 사안들은 최씨 개인의 비리 의혹에서 대의민주제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비화했다.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 전 국민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그에 걸맞은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다. ‘하야’, ‘탄핵’, ‘거국내각’ 등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박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박대통령은 4일 “어느 누구라도 이번 수사를 통해 잘못된 사안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져야할 것이며 저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스스로 주사위를 던졌다. 그나마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대통령으로 남을 것인가, 그저 무능한 꼭두각시 인형으로서 기억될 것인가는 박대통령 자신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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