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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벌은 지켜보고 있다
김정현 (생특대·생명과학4) | 승인 2016.12.23 01:12

 지난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우리 세대 두 번째의 탄핵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역사의 격랑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다. 하지만 장안벌은 생각보다 고요하다. 현 정권의 퇴진을 안건으로 내세운 학생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개회조차 할 수 없었다. 비록 광화문에서는 건국대학교 총학생회 깃발이 올랐다고 하나, 전 학생의 연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 것이다. 혹자는 건국대 학생들의 무관심을 질타할지 모른다. 

 하지만 차분한 고요함이 때로는 더 두려운 법이다. 혼돈의 한 달을 교내와 현장 속에서 보낸 학내언론 기자들은 여론에서 “대통령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9일 교내에서 만난 한 학우는 “탄핵은 우리가 이뤄낸 결과”라 하기도 했다. 지금의 헌정 혼란을 불러온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 있으며, 박 대통령을 탄핵시킨 것도 촛불을 스스로 들어 세운 우리의 힘이라는 것이다.

 학생총회의 실패는 시기의 문제도 한몫한다. 총학생회 선거 다음 날 예정된 총회는 그 구심점이 될 신임 총학생회에게도 준비할 시간이 촉박했다. 선거 여독을 단 하루 만에 풀고, 학생총회 체제로 전환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했다. 노천극장에 1백 명도 채 모이지 않은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우리는 알고 있다. 기말고사를 3주 앞둔 시점에, 아르바이트 일정이 밀집한 금요일에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이는 학내언론 기자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여론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생업과 학업이 우리를 압박하기 때문이지, 우리가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타 대학에 비해 다소 조용하지만, 이는 학생총회 일정을 잘못 잡음으로써 분노를 수면 밖으로 끌어낼 역량과 전략이 미숙했음을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결정되기까지 최대 180일 남짓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정부의 공과를 평가하는 지점에 있어서는 장안벌 학우들의 생각이 모두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하루 빨리 종료되고, 국정이 정상화되어 팍팍한 우리 삶을 개선하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을 테다. 박 대통령은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이 즉각 퇴진하지 않을 경우, 고요한 장안벌이 끓어 넘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지 모른다. 장안벌은 여전히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김정현 (생특대·생명과학4)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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