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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얼굴’과 ‘보이지 않는 손’을 다시 생각한다.
건대신문사 | 승인 2016.12.23 11:24

 최근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실질 권력이 ‘드러난 얼굴’(visible face)보다는 비공식성, 익명성, 은폐성, 무책임성을 특징으로 하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and)에 의해 장악되어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드러난 얼굴과 보이지 않는 손>은 일찍이 서울대 박승관 교수가 23년 전에 쓴 책 제목이다. 그는 이 책에서 당시 한국 사회의 정치적 사안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이중성을 분석하였다. 여기서 이중성이란 사회 내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이 공식적 커뮤니케이션과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원화되는 행태를 의미한다. 
여기서 더욱 문제인 것은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고 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은 이를 합리화내지는 분장하고 호도하는 겉치레로 전략한다는 점이다. 겉과 속, 표면과 이면, 낮과 밤, 막전막후의 흐름과 의미가 다르게 움직이는 소위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의한 공식적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식민화 현상이 발달한다. 
 그리고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이원화되고 식민화되는 사회 정치적 원인으로 전통적인 연고주의, 사인적 후견주의(personalistic clientelism) 그리고 권위주의적 정치지배가 작동한다. 연고주의가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혈연과 학연, 지연을 비롯한 각종 사적 연줄 망이 도구적 효율성을 통해 사회권력 자원으로 전환되어 공식적 질서와 사회관계에 대한 신뢰를 위축시킨다. 후견주의는 후견인과 피후견인 사이의 수직적 우월적인 관계를 통해 사회 정치적 자원의 상
호교환을 통해 유지되고, 사적인 관계 즉 면대면 접촉을 통해 발전한다. 권위주의적 정치지배는 정치지도자 개인을 정점으로 권력이 중앙 집중되고 정치적 다원주의가 제약받고 민주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막아버리는 특성을 통해 ‘법’과 ‘제도적 질서’에 의한 지배가아니라 ‘사람에 의한 지배’를 일반화시키고 정치질서를 기형화시킨다.
 박 교수는 특히 사인적 후견주의가 후진적인 권위적 정치지배와 맞물리면 정치과정이 공식적이고 법적인 절차를 따르기보다는 후견인과 피후견인 사이의 수직적이고 사적인 관계에 의해 움직이고, 사적인 연계 자체가 정치적 유대로 전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본다. 아울러 공식적인 의사결정 과정 전반이 사사화되고 페쇄성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슬픈 일이지만 작금의 현실을 돌아볼 때 참으로 적확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과거 군사통치내지 권위주의적 정권에서나 가능했던 이런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이 어느 사이 다시 우리 사회를 지배, 조종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여러 부정의혹 등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헌정유린사태는 다시 과거로의 퇴행을 경험하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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