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건대신문문화상 소설부문 응모작 13편을 찬찬히 읽으면서 젊은 세대들이 가슴시린 시대를 규명하고 인간의 삶을 조명하는 정신사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으나 아쉬웠던 점은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세심하게 퇴고하는 과정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위대한 작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렇듯 쓰고 또 쓰고 고치는 중에 비로소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인생은 과정이 중요하다.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들의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지금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신에게 늘 되물어야 한다. 문학적으로 성숙해지기 위해 깊이 사유하고 회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바쳐 성장하고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그의 앞길을 가로막지 못한다.

작품의 수준이 비교적 고른 편이라 당선작을 고르는 데 고심하였다. 근소한 차이로 당선작이 결정되었고 안타깝게 밀려난 작품들이 있었다.

눈여겨 본 세 작품에 대한 평을 간략히 하자면 <하우스>는 대화하듯 실감나게 서술한 문장이 편하게 읽혀졌다.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 직업을 주인공의 직업으로 설정한 점은 새로운 직업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한 점으로 인정된다. 주인공의 갈등과 파탄으로 가는 과정은 좀 더 공감하기 쉽게 세심하게 다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고릴라 손바닥>은 실험적인 새로운 시도와 내면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부분 참신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주인공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개연성과 근본적인 문제가 표현되지 않아 미흡한 점이 있다. 어떤 심리로 사장실 ‘책상’과 똑같은 책상을 집에 두고 싶어졌는지 그것으로 어떤 보상이 되었는지 좀 더 설득력 있게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했으면 수작으로 평가되었을 것이다.

<가정의 가정법>은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주인공이 처한 절박한 상황이 잘 묘사 되어 독자가 집중할 수 있게 한 점은 좋았다. 갈등구조도 세련되게 표출되었고 상상력의 무게도 탄탄해 보였다. 그러나 후반부에 소설적 마무리가 약해서 좀 더 치열한 심리묘사를 기대하게 되었다.

예년에 비해 실험적인 작품이 많았다. 주제도 다양하고 글 솜씨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으나 꾸준히 글을 써서 문장력을 탄탄히 갖춰야 하겠다. 해마다 심사를 하며 수작을 단번에 선택하는 기쁨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수준이 고른 편이라 고심 끝에 가능성을 전제로 <하우스>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작품을 응모한 것만으로도 문학의 길로 한 걸음 전진한 것이기에 출품한 모든 문학도들에게 찬사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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