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정보 오류를 시인, 이라크 전쟁 재조사를 위해 ‘9인 위원회’를 구성했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중인 가운데 우리나라 16대 국회는 2월 9일 파병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본회의를 열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9일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에는 각 시민 단체와 대학생들, 농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파병 동의안 저지하자 한•칠레 FTA 저지하자’라는 주황색 작은 종이 깃발을 들고 ‘FTA 국회 비준 반대! 이라크 파병 반대!’를 외쳤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강기각 부위원장은 “돈 있는 사람만 살아갈 수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한다”며 “전국의 농민들이 치솟는 분노를 삭이며 지금 여의도의 싸늘한 바닥에 앉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식량”이라며 “만약 16대 국회가 FTA처리를 저지시키지 못하면 농민들은 4.15 총선 때 민심으로 심판할 것이다”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FTA 비준 저지를 위해 올라온 농민들을 보수 언론이,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말하는 민주노동당 김영진 (동대문구 갑) 후보는 “FTA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의 문제이자 민족적인 문제”라며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늦은 2시, ‘한․칠레 FTA 국회비준 반대! 파병동의안 국회통과 저지 범국민 결의 대회’가 이어졌다. 백종호 한총련 의장은 “지금의 바그다드가 미래 서울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며 이라크 파병이 한반도의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사 중간에는 ‘식물 국회 쓸어내자’라는 취지에 맞춰 모의 국회를 빗자루로 쓰는 퍼포먼스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우리대학 정치대, 경영대, 축산대 등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청년들이 나서서 이라크 파병을 자원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청년실업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들어내는 일”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양난정(정치대․정외4)양은 “흔히 사람들은 신자유주의가 대세라지만 반 신자유주의도 대세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보수 언론들이 국익이라고 표현하는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학생들이 알고 비판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고규환(정치대•부동산2) 정치대 학생회장은 “만약 파병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파병을 막아내기 위한 행동을 학생들과 시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벌여갈 것”이라며 더 많은 학우들과 함께 활동할 의지를 내비쳤다.  

 

※ 고마, 내말좀 들어보소!! (행사를 멀리서 지켜보던 농민들의 말)

“언론이 계속 FTA에 대해 편파 방송을 해 자포자기한 사람들이 많다. 지금 농민들은 비록 소수지만 막아내기 위해 올라온 것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마을 창고에 수입쌀이 들어와 쌓이고 있다. 조금만 쌀이 남아도 많이 남아돈다고 하면서 수입쌀까지 수입하다니 ... 무역으로 번 돈으로 농민을 도와준다지만 결국 다 농민을 죽이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아마 이번 FTA가 통과되면 농촌은 급속도로 붕괴 할 것이다.”       - 의성군 여성 농민회 김윤미(40)

“실제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FTA가 뭔지도 잘 모른다. 사람들이 쌀을 안 먹어서 과일 농사하는데 FTA 하면 그런 농민들은 다 죽는다. 쌀도 결국 밀처럼 없어질 것이다. 우리가 16만원에 팔던 걸 수입 쌀이 3만원 받으면 우리는 어떻게 농사짓고 사는가?”      - 나주 농민회 이정배(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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