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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세계, 우리가 만들 세계
서동기(문과대ㆍ철학2) | 승인 2016.12.23 12:03

당신의 11월이 궁금하다건대의 11월은 부산스러웠다선거를 통해 새로운 총학생회가 꾸려졌다선거 종료 다음날인 25일 시도된 정권 규탄을 위한 학생총회는 끝내 100여명의 학우들이 다녀갔을 뿐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었다.

총회 당일사람이 가득할 것 같은 은근한 기대를 가지고 홍예교를 건너 조금 늦게 제2학관을 향했다. 100여명의 학생들이 추운날씨에 듬성듬성 자리를 지켰고 그늘진 광장은 더욱 쓸쓸해 보였다학생총회는 재학생 1/10 이상이 모여 개회되며총회에서 의결된 사안은 건대 학생들의 목소리를 가장 큰 무게를 가지고 대표한다정권을 향해 그만하고 당장 내려오라고 건대를 대표하는 목소리에 한 사람의 몫을 보태고 싶었지만 함께 소리칠 수 없었다.

총회의 무산을 곱씹으며 학생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해본다학생 공동체의 위기는 올해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연세대는 입후보자 부재로 총학생회 선거를 취소했고경희대 서울용인캠퍼스한신대인하대 등은 찬성표 부족득표수 미달 등의 사유로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었다고 한다바쁘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대학생들이 의견을 모아 자신들의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제 아득한 일일까.

건대는 프라임 사업의 본격 실시 등에 따라 총학생회가 신경 써 대학본부를 견제하고 조율해야할 일이 적지 않다이런 상황에서그저 편안한 의자에 앉아 갈등과 책임을 적당히 덮어두려는 것은 직무유기가 될 것이다대통령의 말을 받아쓰기만 하던 행정 엘리트들을 떠올려보라마땅한 행동과 책임을 회피한 그들은 작금의 사태를 만든 핵심 공범이다초라하고 비겁하다.

광장의 장면 중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모습은 매번 촛불의 맨 앞을 지키던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200만 촛불이 한국을 뒤덮은 지난 토요일광장의 최전선 청와대 100m 앞에 도달한 유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우리는 슬픔과 분노를 외면해왔다그렇기에 그들은 여전히 광장에 있는 것이다우리의 비겁함은 지금까지 이 사태를 용인했고 이 세계는 결국 우리가 만든 세계다우리는 초라하고 비겁했다.

임계점을 넘어선 분노는 광장을 뜨겁게 밝히고 있다피상적인 것 같은 말들 속에서 허무와 회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총학은 총학의 자리에서 당신은 당신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고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면 외면하지 말자여기서 멈춰서는 것도각자의 것들을 넘어서는 것도 당신과 나의 몫일 테니 말이다한해가 끝나간다더 이상 초라하고 비겁하지 말자이제는 우리가 만들 세계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서동기(문과대ㆍ철학2)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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