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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해설] 등심위 5년, 등록금이 그대로인 이유는
심재호 기자 | 승인 2017.03.08 15:11
지난 1월 행정관 로비에 세워졌던 등록금 인하 트리. 학비 부담을 토로하는 학우들의 사연이 걸려있다. (사진 · 이용우 기자)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동결을 목표로 하고 얻어낼 것은 최대한 얻자는 생각이었다” 지난 2015년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이 <성대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한 말이다. 성균관대의 등록금은 동결처리 됐다. 지난 1월, 우리대학의 등록금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청春어람>에서도 “아무래도 인하는 무리일 것 같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학생대표와 교직원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등록금 협상’을 치르는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는 지난 2010년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탄생했으며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등록금 책정 과정을 보다 민주적으로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등심위 개설 이후 7년이 지난 오늘까지, 등심위가 얻어낸 수확은 그리 많지 않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사립대학 평균 연간 등록금은 2012년 739만 원에서 2016년 737만 원으로 소폭 인하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교육부의 국가장학금 제도를 통한 등록금 인상 규제 정책의 결과로 보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1월 당선, 2월 협상…준비기간도 촉박해

일반적으로 등심위 학생대표의 접근법은 일종의 회계감사 같은 방식이다. 본부 측이 미리 만들어둔 예산안을 비롯한 자료들을 토대로 낭비되고 있는 예산은 없는지, 과다 책정된 예산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지적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로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대표가 구성되는 만큼, 이 ‘감사’를 준비할 기간이 그리 많지 않다. 전년도 11월 말에 당선된 이들은 연간 약 4천억 원(2017년도 건국대학교 예산 기준) 규모의 예산을 이듬해 1월이 가기 전에 검토하고 지적사항을 정리해야 한다. 다음 학기 등록일정 및 학사일정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대표의 전문성 부족도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매년 바뀌는 학생대표에 비해 몇 년간 근속하며 학교 재정상황에 익숙한 교직원대표들이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등심위에 참여하는 학생대표들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는 한계점이다. 이에 몇몇 총학생회의 경우 대학교육연구소와 같은 외부 기관에 자료 분석을 의뢰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인하 어려운 고정지출만 80% 넘어

설령 이러한 문제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극적인 수준의 등록금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사립대학의 연간 교비 지출액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로, 2017년도 우리대학 기준 약 45%에 달한다. 그 뒤를 잇는 것은 장학금 등 학생 지원비로 약 29%를 차지한다. 그밖에 시설유지비나 관리비 등도 12%를 차지한다. 이미 도합 약 86%가량의 지출액이 고정적으로 잡혀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립대학들의 말을 전부 ‘배부른 소리’로 치부하기만은 어렵다. 한 본부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로 인한 입학정원 감소 전망 때문에 학교 전체가 비상사태”라며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는 사립대학의 구조상 등록금 인하는 본부도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3년 간 우리대학 총 예산의 규모는 2015년 4,298억에서 2016년 4,223억, 2017년 4,110억으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등록금 부담 인하를 위한 가장 즉각적인 해결책은 등록금이 아닌 외부 재원이 추가적으로 더 확충되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고등교육비 지출이 민간 부담률이나 사립대학에 요구하는 경쟁력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부족하다. 2015년 기준 정부의 고등교육 관련 지출액은 GDP대비 약 0.8%로, OECD가입국 평균인 1.2%에 상당히 못 미치는 상황이다. 반면 민간 부담률은 GDP대비 약 1.5%로 OECD평균인 0.4%에 비해 과다한 상황이다.

심재호 기자  sqwogh@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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