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 새 학기를 맞아 지금 이 순간 캠퍼스에서 거닐고 있는 여러분의 표정을 보면 생기가 느껴집니다. 봄 햇살 아래에서 한가롭게 사색을 즐기거나, 어디론가 바삐 걷는 모습이 그저 좋아 보이기만 합니다.

여러분들의 이러한 준비된 움직임에 저는 한 가지 더 주문을 하려고 합니다.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갖추라고 주문하고 싶습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프레임은 바로 ‘진단(診斷)과 처방(處方)’입니다.

진단은 ‘의사가 환자의 병 상태를 판단하는 것’을 의미하며, 처방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즉, 우리가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에, 그 대상의 현 상황이 어떠한지 진단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처방을 제시하는 프레임을 갖추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을 갖는 것은 대학생으로서 마땅히 지녀야할 좋은 습관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대상으로 진단하고 처방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의사는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대상으로 진단하고 처방해야 하는가?

저는 진단과 처방의 대상으로 3가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나 자신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목적의식이 분명합니까? 다수의 학생들은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이 무엇이 되어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자기 자신의 상황 및 위치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영화 ‘문라이트’ 중에 ‘언젠가 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돼. 그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 마”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자신에 대해 친절하고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다른 사람이 내려주지는 않습니다. 명심하십시오.

둘째,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의 인간관계는 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인적자원을 의미합니다. SNS 활용을 통해 과거보다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관계의 강도는 약한 수준(weak tie)입니다.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나도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끈끈한 관계(strong tie)를 형성하고 있는지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관계는 모두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셋째, 이 사회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해야 합니다. 현 시국은 혼란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사회 및 국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며, 이는 지식인에게 주어진 선택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이 사회에 대한 진단 및 처방을 통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제시하여야 합니다.

이제는 건국인으로서 앞서 언급한 ‘진단과 처방’의 프레임을 갖추시기를 강력히 권유합니다. ‘진단과 처방’의 프레임이 여러분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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