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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최수정 기자 | 승인 2017.04.05 21:51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는 문구를 들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은 2008년에 개봉한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딱 떠오를 것이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은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한다. 여주인공이 시간여행자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기에 영화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종류의 비밀이 아니라 상처를 숨기기 위해 남들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남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럴수록 개개인은 자신의 비밀을 들키지 않으려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남들 앞에서는 비밀이 없는 척 할 것이다. 그냥 그저 밝은 척. 그러나 계속해서 이렇게 ‘괜찮은 척’을 하다가, 어느 순간 그 모습이 내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 고통은 몇 배로 커져 돌아오는 것 같다.

나도 남들에게 결코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최대한 상대방이 내 비밀을 알지 못하게 이렇게 저렇게 둘러대곤 했었다. 그런데 그 거짓말들이 점점 커지고 나와 상대방 사이에 벽이 생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던 터라 다시 진실을 말하는 것도 힘들었고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나의 얘기를 다 들은 상대방의 반응은 생각보다 담담했다. 상대방은 그냥 ‘그러냐’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혼자 오랫동안 품어왔던 비밀이 밖으로 나오니 별 것 아니었다.

며칠 전, 한 강연에서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은 나보다 더 큰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 자해를 했던 사람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그들의 상처를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겨나가고 있었다.

이 강연의 역할도 어느 정도 있었겠지만 요즘 들어 상처는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 박신양 씨는 한 TV프로그램에 나와 “인생이 힘들어도 나의 인생이다. 그 힘든 시간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생이 행복하기만 할 수 있겠는가. 아픔이 있고 슬픔이 있어야 상대적으로 행복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혹 상처들이 나의 삶을 힘들게 하고 불행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상처를 인정하고 견뎌내면 스스로가 한 뼘 더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나 역시 지금까지 살면서 나만의 상처가 있었고 그것들을 잘 이겨내면서 성장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하는 상처가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이 상처를 견뎌내며 더 성장하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최수정 기자  popo6778@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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