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학과 학술 소모임 ‘창의적 사고 연구회’

잔인한 4월이 지나고 왠지 모르게 포만감이 드는 5월. 5월의 중반을 향해 치닫는 장한벌은 축제와 엠티 등으로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산만하다. 그 중에서 한 공대 학술 소모임의 조용한 부산함이 특별하다.

‘2003년 한국 화공학회 춘계 학술대회 대학생 경연대회 우승’. 화학공학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전국 화학공학과(이하 화공학과) 대학생들이 참여한 경연대회에서 작년에 이어 학술발표와 캐릭터 분야에서 우승을 차지한 ‘창의적 사고 연구회’. 4학년 이종성, 조대범, 조성환, 김선화, 박희영과 3학년 손성관, 신주영, 안성현, 박주미 8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올해로 5기를 맞는 신참 학술 소모임이다.

“대회 준비기간에 애매하게 중간고사가 끼어 있어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최선을 다한 결과가 좋아서 기뻐요.” 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상장과 캐릭터 그림을 책상 위에 자랑스럽게 펼쳐 놓는 모습이 2번째 받는 상이지만 여전히 감격스러운 모양이다.

학술발표로 FDS(Fire Dynamics Simulator)라는 화재안전시스템을 연구한 이들은 직접 만든 실험실 화재 안전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대구 지하철 화재와 천안의 합숙소 화재사건을 보고 화재 예방과 화재 중 인명구조의 중요성을 느끼고 그에 관해 중점적으로 연구를 했다”고 한다. 잠시 웃음을 거두고 연구분야에 대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한다.

이어 캐릭터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기존의 것과 다르게 동적이고 귀엽게 표현했어요”라며 자랑을 한다. 설명을 듣고 난 후 캐릭터를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니 파란 H2O의 분자구조로 되어 있는 얼굴, 환경친화적 의미를 담고 있는 나뭇잎의 몸통이 재미있고 친숙하다.

학과공부로 채울 수 없는 연구나 프리젠테이션 등 실용적인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다는 이들은 “공대 침체 문제는 학교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해결해야 하겠지만, 국가적으로 초등교육부터 과학교육이 다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이공계가 살아날 수 있다”라며 인문계만큼이나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이공계에 대한 걱정을 빠뜨리지 않는다.

“무슨 공부든 관심을 가지고 그 문을 두드리고 열고 들어가세요.” 도전하는 젊음은 아름답다더니 마지막 말을 듣고 보니 꼭 그렇다. 그들이 기꺼이 꺼내 보여주었던 3개월간의 정성과 노력의 흔적을 단 몇 분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것은 꽃보다 아름다운 생명을 구하고 화학공학 발전을 위한 작지만 깊은 발자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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