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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에 대한 슬픈 초상 – 노동절 127주년을 맞아
채희창(문과대·철학2) | 승인 2017.05.17 18:24

채희창 (문과대·철학2)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혹은 노동절이라고 기념되는 날이다. 이 날은 공무원과 교수 등을 제외한, 말 그대로의 계약직 근로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날이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이 실제적으로 적용된다고 묻는다면, 우리는 조금 회의적인 시각을 던질 필요가 있다. 우리 옆에 있는 누군가는 그 날마저 자신의 노동력을 바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에 5월 1일에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마트에 들어가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드러나는 현상은 근로자의 날에 정작 근로자 중 많은 사람이 쉬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쉬는 사람들은 회사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고 생활을 영위하는 직장인들이겠다.

2017년 5월 1일. 2시 50분 경남 거제시에 위치해있는 삼성 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800톤급 골리앗 크레인과 32톤급 타워 크레인이 서로 충돌하면서 32톤급 타워 크레인의 지지대가 작업 현장을 덮쳐 작업 중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소식에 따르면, 사망자 6명은 모두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었다고 한다. 법적으로 정해져있는 휴일에, 공사 기간에 맞추기 위해 출근하여 작업하다가 벌어진 사고인 것이다. 그 현장 자체가 위험한 현장은 아니었고, 오히려 평일에 발생했더라면 더 큰 사고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 또한 있다. 하지만 우리가 초점을 맞추어보아야 할 부분은 바로 왜 그들은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휴무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나와서 근로를 해야 했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 사고 역시 근로자의 날에 근로자가 쉬지 못하는 일종의 역설이고, 그것이 직접적으로 현실화되어 나타난 부분이다.

근로자의 날에 대한 역설은 어디서 출발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 구조 상 문제로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칸트의 의무론과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로 대표되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규범적 원리와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적 원리를 통해 나타난 근대적 자본주의는 자기 보존을 위해 근로자들의 연속적 노동을 필요로 한다. 끊임없는 자본의 이동과 부의 축적,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장의 완성을 위해서도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일어난 사고가 조망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기계적이고 체계적인 자본주의적 사회의 틀에서 희생되어가는 주체로서의 인간을 찾아내기 위해.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할 복지가 공사 기간에 맞춰져야 한다는 이유 아래, 다시 말하면 노동의 유용성 추출과 자본의 유동성을 좀 더 강화해야한다는 이유 아래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우리는 보다 날카롭게 생각해야 한다. 근로자의 날에 근로자들이 쉬지 못하는 역설에 대해 말이다. 우리 사회가 유지와 존속이라는 명분 아래 그들에게 어떠한 종류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이 당연시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5월 1일, 어디에서는 노동자의 해방과 권리를 담은 인터내셔널 가가 울려 펴졌지만, 어디에서는 허공에 흩어지고야 말았다.

 

채희창(문과대·철학2)  chc7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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