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과 16일은 대동제였다. 넓은 캠퍼스는 그야말로 사람으로 바다를 이루고 사람으로 산을 이루었다. 축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봄처럼 싱그러웠다. 각 동아리들은 각각 그들 동아리의 정체성으로 부스를 운영하여 축제에 다양성을 더했다. 정체성을 살리는 게 불가능했던 동아리들은, 아쉬운 대로 먹거리를 판다던가, 기발한 게임을 고안하여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겼다. 동아리들 혹은 과 학생회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소속이 딱히 없는 대학생들 또한 끼를 분출할 수 있는 장소로 사용했다. 벚꽃은 져버렸지만, 대학교 축제에서 볼 수 있는 생동감이 캠퍼스를 새롭게 수놓은 듯 했다. 그 덕분인지 동네 주민부터 다른 학교의 학생에 이르기까지, 대학교 축제에 놀러 와 활쏘기를 하는 초등학생부터 동아리에서 파는 장신구 가격을 물어보는 어르신까지, 모두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밤이 되자 학생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었던 다양한 게임들과 행사들은 자취를 감취고, 오직 주점들만 눈에 띄게 되었다. 술을 마시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밤에는 대학문화를 즐기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술만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 천편일률적인 모습 속에는, 금전적인 이익을 바라는 마음, 하던 것을 하자는 관성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점이 아쉽다. 양은 적고 가격은 비싼 안주들과, 작년과 달라진 점이 없는 주점의 모습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한 책임을 비단 학생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거의 모든 대동제에서 연예인들을 초청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 연예인 단위당 수천만 원을 소모하는 격이었다. 대동제 전체 예산의 30~70%까지 연예인에게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금액을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행사비용으로 사용했었다면 결과는 많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대학축제는 대학문화 표출의 장이어야 한다. 주점만이 있는 밤거리는 대학문화라고 부르기 부족한 것이 아닐까? 그러한 의미에서, 만약 대학정신을 표출하는 축제가 지역사회와 호응하여 지역문화의 하나를 대표하게 된다면, 대학과 지역 모두에 긍정적인 작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금전적인 이익도 중요하겠지만, 그들 자신의 끼와 청춘을 발산하는 것에도 초점을 두어야함과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전자 쪽은 학생들 개인의 치열한 자아탐색이 필요하고, 후자 쪽은 지역주민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정보력과 그것을 실행하는 행동력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 측에서는 과도한 연예인 섭외비를 줄이고, 학생들의 이러한 시도를 잘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그것이 연예인 초청보다는 대동제의 취지에 어울린다. 밤에도 대동제가 열리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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