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의종 시사부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통해 100일 동안의 공과 과를 비롯해 남은 임기 기간의 국정 방향을 설명했다. 지난 겨울 교복을 입은 학생들부터 머리가 허연 어르신들까지 모두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나와서야 바꿀 수 있었던 대통령이다. 그러기에 문재인 정부가 무엇보다도 실천해야 할 공약이 바로 ‘적폐청산' 이었다. 진정한 적폐청산의 선행 조건이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이기도 했던 8월 17일에 영화 ‘공모자들’이 개봉됐다. 영화 ‘공모자들’은 정권의 언론장악을 주제로 만든 영화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정연주 前 KBS 사장의 해임들 반대하는 PD, 기자들을 사복 경찰을 통해 진압하고 해임, 정직, 감봉, 부당 전보를 시키며 정권의 언론장악이 시작됐다. 2008년 4월에는 ‘PD수첩’을 통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적 반대여론이 생기며 대국민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 해 7월 농림수산식품부는 ‘PD수첩’ 허위보도 혐의로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2012년에는 MBC에서 정부의 낙하산 의혹이 있던 김재철 前 MBC사장 퇴진 요구와 공정성 회복을 위해 파업이 열렸다. 파업에 참여했던 간판급 아나운서들은 결국 줄줄이 퇴사했다. MBC는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김장겸 MBC사장 체제 아래 친정부적 보도라는 의혹을 받으며 언론의 자유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존재하지 않아도 언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던, 정부가 존재하던 존재하지 않던 언론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공약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먼저인’ 언론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한다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정언유착’을 근절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정부까지 언론은 ‘사람이 먼저’가 아닌 ‘권력이 먼저’인 언론의 행보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는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지난 겨울 촛불 집회를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권력이 먼저’가 아닌 ‘사람이 먼저’인 언론 풍토를 만들어줘야 할 때라고 믿는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군신신(君君臣臣)’을 말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적폐청산의 정답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정부답고, 국회가 국회답고, 언론이 언론다운 그런 나라. 텔레비전 뉴스를 틀고 신문을 펼쳤을 때 나오는 뉴스를 신뢰할 수 있는 나라 말이다. 그런곳을 꿈꿨기 때문에 지난 추운 겨울 우리는 광장에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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