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친구들은 대학 가서도 부모님께 용돈 받고 산다며?’ 외국 학생들이 묻는다. 그들은 한국의 구조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최저시급과 월세에 대해 알고 나면 되묻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시급은 만 원 정도고, 학교 다니면서 알바하는 친구들은 일하는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백 만 원 초반부터 중반까지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월세 삼십 만 원 정도 되는 셰어하우스에 살며 남는 돈을 용돈 삼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학생들 또한 성인으로서 스스로의 삶을 꾸려 나가길 바란다. 하지만 그 자유를 실현하는 데는 여러 녹록치 않은 현실이 따른다.

 대학생이 한 달을 생활하기 위해선 과연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할까?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한국대학생연합이라는 단체에서 만든 ‘4학년 여대생 j양의 한달 생활비’ 라는 표를 봤다. 자취방 월세 45만원, 식비 25만원, 교통비 7만원, 생활비 15만원, 핸드폰 요금 7만원, 학자금 대출 이자 10만원, 토익학원 수강료 20만원. 모두 129만원이었다. 2011년 자료라, 지금 물가로 따지면 더할 것이다.

 이 금액을 하나하나 따지자면, 일단 치안이 되고 사람이 살만한 자취방을 구할 때45만원의 월세는 넉넉하지 않다. 여대생의 경우, 반지하나 1층이 아니며 이중문으로 되어있는 집은 치안을 위해 포기하기 힘들다.

 식비 25만원 역시 혼자서 모든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시 세끼를 변변치 못한 음식으로 해결하는 정도다. 생활비 15만원 역시 넉넉하지 않다. 상점들로 가득한 대학가를 지나가다보면 눈이 가는 제품이 많지만 스웨터 한 벌을 사려고 해도 3만~4만원이 넘는다. 전기세·가스비 등 공과금까지 생활비 안에서 해결하면 남는 돈이 많지 않다.

 또 대학교 등록금을 대출을 하면 다달이 10만원씩 기본으로 빠져나간다. 취업 준비를 하려면 학원도 다녀야 한다. 학점을 관리해서 장학금을 받으려고 해도 학점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다들 열심히 공부한다. 일과 병행하면서 학점을 잘 따기란 쉽지 않다.

 129만원이 대학생의 생활비로 너무 많은 금액이라며 여대생j양의 낭비벽을 탓하는 댓글도 봤다. 물론 줄인다면야 더 줄일 수 있다. 자취방의 환경을 고시원 수준으로 낮추고, 친구와의 만남 없이 학생식당에서만 매 끼니를 해결하면 될 것이다.

 생활비 때문에 아예 하루에 밥을 한 끼만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다. 차라리 대학에 다니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겠다.

 대학생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최저생계비에 맞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어느 정도 사람답게는 살아야 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대학생들의 사치스러움을 탓하기보다 이러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 구조를 바라봐야 할 때다.

 비단 대학생의 이익만을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우리 또래의 60%는 4년제 일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2년제 대학을 나왔거나, 고등학교만 졸업했거나, 고등학교조차 다니지 못한 이들은 대학생들보다 더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밑바닥을 이루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모두사람답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그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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