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총선, 이젠 우리가 만든다 - ① 학내 유권자 운동

나라가 술렁인다. 곧 있을 4월 총선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에 유달리 관심이 없는 이들이 있다. 바로 20대 대학생들이다. 도서관에서 만난 학생들 중에는 총선이 ‘국회의원 선거’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직접 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약간은 왜소해 보이지만 단정한 머리에 깔끔한 인상의 장수겸군. 그는 학생회나 시민단체 문 앞에 한번도 가 본적 없는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다. “20대라는 나이에 어딘가 한번쯤은 꼭 나 자신을 투자해 보고 싶었다”며 웃는 그는 지난 9월 제대 후, ‘정치개혁대학생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복학을 미루고 이번 학기에 휴학계를 내는 결정은 사회에서 대학생들의 의견이 묻히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투표는 국민의 유일한 의사결정수단”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젊은이들이 투표를 하지 않으면, 그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없는 사람이 뽑히고, 다시 젊은이들은 정치에 실망하여 투표를 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대학생들의 저조한 투표율을 꼬집었다.

이어 “대학생들이 사회 참여도 안 하면서 개혁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하면서 “20대가 투표를 통해 기존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줘야 대학생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정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개혁이나 변화를 일으키려면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총선 이후 토론회나 학회를 조성해서 학내에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하는 그의 말에선 대학생들이 가야할 길이 멀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 대학생들이 정치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총선 시기만 보더라도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있을 중간고사 기간이라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말해도 투표를 할 수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라며 “만약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가 열린다면 정치개혁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를 알리고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많이 변하지만 나 자신도 신념이 많이 바뀐다”고 말하는 장수겸군. 어쩌면 정치 개혁의 가장 큰 벽은 제도가 아닌, 우리의 무관심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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