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밝은 것은

어둠을 가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짙은 어둠을 어느 누구에게도 보일 자신이 없기에

차마 내보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밝음을 쫓아 모인 존재들이

금방이라도 달아날 것만 같은 생각에

남들 앞의 자신을 밝음으로 치장하며

더욱 밝게 빛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짙은 어둠에 자신조차 질려버릴까 두렵기에

차마 내보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향한 스스로의 동정이

모든 것을 무너트릴 것만 같은 생각에

그렇게 모든 슬픔을 안으로 보듬으며

더욱 밝게 빛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쓰게 된 동기

나에겐 항상 시끌벅적한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많았고 나 역시 그 애의 밝은 모습에 이끌린 그들 중에 한 명이었다. 그렇게 친구가 되어 몇 년이 지나고 나서 우연히 그 친구의 가정환경이 평범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가정환경으로 인해 우리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면서 뱉은 ‘누가 그러더라 난 약하지 않다고... 난 강한 척 하는 것뿐인데 말야. 점점 힘이 들어’ 라는 말.

친구라는 명목 하에 발동한 내 이기심은 그 애가 한번쯤은 내 앞에서 울어주길 바랐지만 그 애는 금새 평상시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그 친구의 밝은 얼굴을 생각해 본다. 그 밝은 얼굴 뒤편의 어두운 그늘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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