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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문 심사평] 죽어서도 감지 못하는 물고기 눈의 강렬함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 승인 2017.12.01 10:27

문제작이 많았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사진이 그 어느 해보다 많았기 때문에 심사하는 동안 즐거운 고민으로 시간을 보냈다. 22번 <물고기를 통한 죽음에 관한 고찰>을 당선작으로 민다. 핵심은 물고기의 눈이었다. 수조에서 헤엄을 치는 동안에도 눈을 뜨고 있고 식탁에 마트에서 판매용으로 포장된 상태에서도 눈을 뜨고 있다. 물론 물고기는 생체 구조상 눈을 감지 않으니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가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긴 하나 그걸 사진언어로 옮기려고 들었기 때문에 강렬했고 다른 참가자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좋다는 이야기는 충분히 더 할 수 있으나 더 정진하라는 뜻에서 아쉬운 부분을 지적한다. 더 다양하게 접근하지 못했다. 물고기가 아닌 다른 생명체를 찍으라는 뜻이 아니다. 물고기만 집중하면서도 죽음을 다르게 묘사할 수 있었어야 했다.

당선작과 끝까지 경쟁했던 것은 임경희(문과대, 국문4)이었다. 역시 시각적으로 강렬했고 주제의식도 엿볼 수 있었으나 사진제목을 가리고 나면 이해할 수 없는 컷이 보이고 전체가 6장이었는데 2장이 겹쳐보였다. Priscila fleitas(예디대,영화애니3)도 훌륭한 사진을 제출했다. 내면의 아픔을 아예 외면으로 보여주는 과감한 형식을 취했다. 칭찬할만한 사진이다. 그러나 어떤 의문이 들었다. 찍힌 사람이 배우처럼 보여서 어색했다. 카메라를 의식하고 찍은 사진들이다. 어떤 형식에선 대놓고 카메라를 의식하여 찍을 수도 있다지만 작위적이니 느낌과 스트레이트한 느낌이 좀 섞여 있고 외형상 겹치는 사진들도 보인다. 이렇게 길게 살펴본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좋았기 때문이다. 양연제(경영대,경영1)도 사진을 참 잘 찍는 사람이다. 한 장씩 보면 서정적인 것도 있고 심미적인 것도 있고 끼도 보였다. 그러나 이 7장이 서로 어떻게 어울리는지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졌다. 작품 설명을 글로 하라는 뜻이 아니다. 사진만 나열하고서도 전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해야하는데 7장이 각각 따로 노는 기분이 들었다. 설유진(상경대,경제4)은 두 장을 제출했는데 톤과 메시지가 다 분명했다. 이 톤을 유지하면서 5장정도 이어나갈 수 있었다면 아주 좋았을 것이다. 반드시 많은 사진을 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야기를 시작하다가 끝이 나버린 느낌이 들었다. 1명만 뽑아야하니 다른 참가작들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지숙(문과대,문콘4)도 격려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하고 있고 시선을 끄는 법도 알고 있다. 그러나 사진에도 문법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사진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물론 독학도 가능하다. 정리하고 다듬어 나간다는 측면에서 자신의 사진과 기성 작가들의 사진을 자꾸 비교해보면서 공부하면 좋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전체적으로 풍성해서 굉장히 흐뭇했다.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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