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여행기획
한강을 넘어 센강으로, 그곳에서 길을 찾다Dr.정 해외탐방프로그램 서유럽 국가 스케치
최의종 기자 | 승인 2018.08.27 00:00
런던의 랜드마크인 런던아이

우리대학 前 총동문회장이기도 한 정건수 대득스틸 회장은 2012년 이후 매년 마다 후학 양성을 위해 후배들의 견문을 넓히기를 기원하며 해외탐방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로 7기를 맞은 <Dr. 정> 해외탐방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지난 7월 4일부터 17일까지 영국,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서유럽 5개국을 다녀왔다. 본 기자 역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누구보다 앞서 생각하는 나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있는 옥스퍼드 시의 분주한 모습

런던에서 조금 떨어진 옥스퍼드 시를 가는 길에 버스 창가를 보면 넓은 구릉지가 눈에 들어온다. 골프를 처음 만든 나라인 만큼 골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져 있다. 옥스퍼드 시는 인구의 10%이상이 옥스퍼드대학교 학생들일 정도로 교육도시이다. 면적은 우리대학과 세종대가 소재하고 있는 광진구와 조금 비슷하다.

한창 학기가 끝날 무렵의 옥스퍼드대학교를 걷노라면 졸업식을 축하하는 분위기는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비슷하다고 느낄 만했다. 옥스퍼드대학교는 2017년 기준 44개의 칼리지(College)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대학과는 다르게 옥스퍼드대학 학생들은 칼리지를 중심으로 전공공부를 한다고 한다.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임브리지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가 갈라져 나왔으며 옥스퍼드대학교 출신의 세계 유수의 석학들과 영국 유명 총리들이 많다.

옥스퍼드 시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현재 엘리자베스2세가 머물고 있는 버킹엄궁전을 보면 입헌군주제로 운영되고 있는 영국의 모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두꺼운 복장을 입으며 정확한 시간마다 초병 교대를 하는 버킹엄궁전 근위병들은 마치 오래된 전통을 고수하려는 영국의 고집이 눈에 보인다. 우렁찬 목소리로 이목을 끌며 근위병 교대식을 진행하는 병사들을 보며 우리 서울의 고궁들의 초병 교대식이 생각났다. 서로 다른 문화이면서도 어쩌면 전통은 비슷하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완벽한 나라도 없는 것처럼 영국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영국이 인류사에 크게 기여한 바도 있지만 분명 흠집을 낸 것도 있다. 식민지를 통해 아프리카나 아시아권 국가들을 수탈했으며, 그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비롯해 문화재까지 훔쳐갔다. 대영박물관을 들어서면서 든 생각은 영국에게는 이제 중요한 문화유산일수도 있지만 그 문화유산 자체가 식민지 수탈과 자국합리화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인 점이다. 대영박물관이 받은 별명이 ‘대도(大盜)박물관’이라는 이유가 수긍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스인들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파르테논 신전 역시 국제법상 그리스에서 영국이 가져간 것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그리스 학생들은 그리스 선조들의 문화재인 파르테논 신전을 보기 위해 영국으로 가야만 한다고. 식민지 개척을 주도한 나라들이 가져야할 올바른 자세를 조금은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영국을 떠나기 전 가이드가 영국의 이야기를 꺼내며 당부한 이야기가 있다. 영국의 런던 금융시장은 세계 1위의 시장이다. 현재 국제간 은행 거래가 세계시장의 19%, 외국 주식 거래가 45%, 외환 거래는 31%, 파생상품 거래는 세계시장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가이드는 그 배경을 어떤 사업이든 누구보다 앞서 시작하는 영국인들의 끈기라고 말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좋은 기후를 갖지 못한 영국은 살아남기 위해 돈으로 돈을 버는 일을 시작했고, 현재 세계 1위 금융시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이드는 2017년 브렉시트를 통해 점점 금융업에서 영국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언급했다. 그럼에도 영국은 상황을 타개할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현재 영국은 정보·통신 산업에 눈을 돌려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영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근간을 정보·통신 산업으로 보고 있다. 덧붙여 가이드는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점이 바로 영국이 갖고 있는 ‘미래를 보는 안목’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의 앞날을 당부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선도하는 자세를 후배들에게 맡긴 것이다.

 

건강한 좌우 대립. 파리, 그곳엔 낭만이 있다

센 강 유람선에서 찍은 파리 에펠탑

백야 현상으로 한국이었으면 벌써 해가 졌을 늦은 9시, 센강은 대낮처럼 밝았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9시의 노을은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센강 양 옆으로 파리의 역사가 숨 쉬는 건물들을 지켜보며 프랑스가 낭만의 나라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었다.

프랑스가 낭만의 나라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며 파리 시내를 걸으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노점에는 끊임없이 길게 있는 예술 작품의 가게들. 익숙한 샹송들이 들려오는 식당. 샹젤리제 거리 내부는 우리나라 혹은 미국의 중심가와 비슷하지만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서 ‘프랑스 낭만의 냄새’가 풍겨진다.

노을과 잘 어울리는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에서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파리의 랜드마크 개선문이 있다. 파리 개선문 위를 올라갔을 때면 탄성이 절로 났다. 파리 개선문 위에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면 에투알(Etoile, 프랑스어로 별이라는 뜻)이라는 이름처럼 별 모양으로 도시가 계획돼 있어 놀라운 경관이 보인다. 개선문은 1806년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1세가 자신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 착공됐다. 그러나 나폴레옹1세가 실각되면서 그 역시 완공을 보지 못하고 1836년이 돼서야 완성됐다. 큰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만이 개선문 밑을 지나갈 수 있는 만큼 실제로 개선문을 지나간 사람은 2차 대전에 큰 공을 세운 샤를 드골 장군이 유일했다.

개선문 밑을 지나가다가 보면 한 불꽃이 눈에 띈다. 두 번의 세계 대전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365일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기 때문이다. 그 불꽃 옆에는 1920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휴전 기념일에 묻힌 한 무명병사가 묻혀있다. 병사가 안장돼있는 곳은 프랑스 자국민들의 통합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상징이 됐다.

프랑스에서 수 십 년 동안 살고 있는 가이드는 프랑스의 1,2차 세계대전 당시의 아픔을 언급하며 프랑스 정치 상황의 이야기보따리도 풀었다. 프랑스에도 좌우대립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좌우대립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차이가 큰 이유는 프랑스의 우익과 우리나라의 우익이 다른 점 때문이다. 가이드는 우리나라 우익은 민족성보다는 반공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이익성이 큰 집단이지만, 프랑스의 우익은 민족성과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기반으로 한 보수를 나타낸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보수가 말하는 ‘자유’와 프랑스의 시민혁명 이후 오랫동안 축적된 ‘자유’가 내용이 다르다는 점이 극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이드는 프랑스의 ‘자유(Liberal)’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국가에 대한 의무를 충실히 할 수 있는 개념이지만, 우리나라의 우익들이 주장하고 있는 ‘자유’는 반공주의로 국한된 매카시즘(McCarthyism)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수가 현재 궤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한 좌우대립이 나타나기 위해 우리나라 정치계가 본받아야할 점이 여기 있다고 느꼈다.

 

알프스 산맥에서 컵라면 드셔보셨나요?

운이 따르고 날씨가 좋아야 볼수 있는 제르마트 전경

조용한 스위스 베른 주(州) 인터라켄(Interlaken) 마을의 풍경을 본 순간 어떤 근심도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인터라켄이라는 뜻 자체는 사이라는 뜻에 Inter와 호수라는 뜻의 Laken이 결합돼 ‘호수의 사이’라는 뜻으로 툰호(湖)와 브리엔츠호(湖)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1000m 그린델발트에서 등산전차를 타고 융프라우(Jungfrau)를 올라가며 보여지는 풍경은 한 권의 동화 속에 푹 빠진 기분이었다.

융프라우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안에 얼음궁전은 다른 곳과 다르게 온도가 매우 낮았다. 얇은 옷을 입고 가 후회도 많았지만 얼음궁전 내부는 정말 아름다운 조각들이 많다. 미국 월트 디즈니 작품 <겨울왕국>의 얼음궁전처럼 내부는 정교하게 구성돼있고 다양한 볼거리에 눈이 즐겁다.

날씨에 따라 융프라우 정상을 쉽게 볼 수 없다는 악조건을 뚫고 행운이 찾아온 듯 Dr.정 참가자들은 정말 맑은 하늘 아래 융프라우를 느낄 수 있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간이식당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익숙한 메뉴가 하나 있다.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신라면의 사진이 메뉴들 사이에 있다. 실제로 점원에게 물어보니 한국,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바깥은 만년설로 하얗게 뒤덮여 있고 안에서 먹는 익숙한 신라면은 한국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 아름다운 융프라우 풍경 때문인지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기 까지 한다.

이탈리아를 통일한 빅토리오 임마누엘 2세의 동상

중립국의 대명사인 스위스는 유로(euro)가 아닌 프랑(franc)을 화폐로 쓰고 있다. 유럽연합에 가입 되지 않은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는 정치 체제도 조금 특이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스위스는 대통령은 7개의 장관들이 1년 마다 번갈아 맡으며 외국을 방문하는 정도의 ‘얼굴 마담’이라고 한다. 하지만 스위스는 적은 인구인 만큼 거의 유럽에서 유일하게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라고 한다. 국가별로 정치 체제가 다르지만 스위스의 정치 체제는 굉장히 특이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동북아시아에서 남북한이 교류의 물꼬를 트며 새로운 판이 형성되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뚝심 있게 나가는 스위스의 모습을 어쩌면 조금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스위스 융프라우로 올라가는 철도 안에서 찍은 인터라켄 마을

 

발전이 없다면 반드시 퇴보한다, 가르침을 주는 로마

뜨거운 땡볕이 가득한 밀라노를 도착했을 때, 햇빛만큼 강렬한 이탈리아의 열정들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탈리아의 강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제와 패션의 중심지인 밀라노에는 이탈리아의 색채와 다른 고딕양식의 밀라노대성당이 있다. 밀라노대성당이 뾰족한 고딕양식이기 때문에 밀라노 사람들은 밀라노대성당에 큰 사랑을 주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밀라노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하얀 바깥 모양에 하늘을 찌르는 듯 첨탑은 과연 이것이 수백 년 전에 만들었는가에 의구심이 들 정도다.

베니스에 있는 한 건물

밀라노를 떠나 차로 몇 시간을 타고 간 베니스는 우리들이 흔히 아는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으로 유명한 곳이다. ‘살은 주되 피는 흘려서는 안 된다’는 기지를 발휘해 욕심을 부리던 샤일록을 패소시킨 포셔와 안토니오, 바사니오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배를 타고 베니스로 들어갔다. 시원한 바람과 맑고 푸른 바다가 기분 역시 들뜨게 만든 베니스에서 배를 탄 모두 황홀경을 느꼈으리라. 곤돌라를 타고 운하로 이루어진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과연 ‘물의 도시’다라는 생각을 했다.

베니스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이탈리아의 수도, 세계 제국을 이뤘던 로마제국의 중심지 로마가 있다. 로마의 콜로세움을 보노라면 세계 제국을 이뤘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처럼 절대적인 권력은 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웅장한 콜로세움과 그 앞에 로마의 흔적이 남아있는 포르로마노를 보면서 2000년 전 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로마제국이 게르만족에 멸망했던 이유 중 하나는 더 이상의 발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한다. 서쪽으로는 현재 영국까지, 동쪽으로는 팔레스타인 지역까지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며 현재에 안주하고 마시고 즐기는 것에 치중한 로마 지배층들은 결국 서로마와 동로마로 나눠졌고, 서로마는 게르만족에게 동로마는 그보다 오랜 뒤 이슬람교도에게 멸망했다. 국가이던 사람이던 현재에 안주하고 발전하지 못하면 퇴보하기 마련이다. 그 발전이 개인적인 것이던 사회적인 것이던 분명 어떤 단계이던 발전은 필요하다. 그런 메시지를 보내면서 로마는 우리의 가슴에 묻어 졌다.

 

최의종 기자  chldmlwhd73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의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
0502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5층 건대신문사
대표전화 : 02-450-3913  |  팩스 : 02-457-3963  |  창간년월일: 1955년 7월 16일  |  센터장 : 김동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규
Copyright © 2018 건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