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망대]“밴드 붐은 왔다”…청년 위로하는 밴드 음악

2025-06-09     박솔 기자

최근 음원 차트와 공연 무대에서 밴드 음악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확산되면서 밴드 붐이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

침체를 딛고 다시 무대 위로, 밴드 음악의 귀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면 공연이 규제되면서 밴드씬은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음레협)에 따르면 20202월부터 20215월까지 취소된 공연은 1천여 건에 이르며, 피해액은 약 1,840억 원에 달했다. 오랜 침체 끝에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고, 2022년 재개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역대 최다 관객인 13만 명이 몰리며 대면 공연과 밴드 음악에 대해 쌓여왔던 갈증과 기대감이 폭발했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참여한 방문객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다./출처·펜타포트록페스티벌

 

공연 문화가 회복되는 가운데 아날로그 감성열풍도 밴드 음악의 성장에 기여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청년 세대는 밴드 음악 특유의 질감 있는 사운드와,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하고 소통하는 밴드의 모습에서 낭만을 느낀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대중음악 창작 동아리 소리나래의 이지수(경영대·경영20) 학우는 무대 위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밴드 음악의 현장감이 20대에게 와닿은 것 같다고 전했다.

청년의 외로움을 노래하다

그렇다면 청년 세대는 왜 밴드 음악에 열광하는가? 바로 경쟁과 불안이 일상인 사회 구조 속에서, 밴드 음악을 통해 자신의 외로움과 고독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밴드 음악은 솔직한 가사와 거친 사운드를 통해 청년의 고독과 고민을 표출한다. 생생한 사운드와 보컬의 메시지가 맞물릴 때, 청중은 자신의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것 같은 깊은 공감을 느낀다.

또한, 밴드 공연이 이뤄지는 소규모의 라이브 클럽이나 인디 페스티벌에 모인 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함께 음악을 즐기며 일시적이지만 단단한 연대감을 느낀다. 이들에게 밴드 공연장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서로의 외로움을 확인하고 연대하는 장()이 된다. 결국 밴드 음악은 청년들의 외로움을 대변하고 공감과 해방감을 선물하며 그들이 비로소 자신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직접 무대에 오르는 청년들

밴드 음악의 회복은 밴드 활동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졌다. 음레협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집계된 인디 밴드 뮤지션의 수는 3,168팀으로 지난 2020년에 비해 367팀 증가했다.

지난달 20일, 우리 대학 삼각지 무대에서 교내 밴드 팀들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최정윤 기자

 

우리 대학 내에서도 대학 밴드 활동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녹색지대 삼각지 무대에서는 바이러스 들불 소리나래 소리터 AQUI 랩소디 레몬스 마켓 등 교내 밴드 팀들이 공연을 선보였다. 우리 대학 중앙동아리 밴드 소리터로 활동하는 이경민(공과대·사환공23) 학우는 대학 밴드는 실수해도 괜찮은 공간이자 음악으로 교감하는 공동체음악을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대학 밴드활동의 매력인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