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광장의 일관성 없는 출입제한
2011-06-07 남기인 기자
잔디광장이 2008년부터 전부 개방된 이후, 학우들은 잔디광장을 쉼터로써 자유롭게 이용해왔다. 하지만 야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격한 여가활동 때문에 잔디훼손 정도가 심각해졌다. 또한 그린호프(잔디밭에서 술을 마시며 노는 행위)를 하고 나서 생겨난 쓰레기들도 잔디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렇게 훼손된 잔디들은 원상태로 회복되는 데 약 2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훼손이 심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면 잔디를 다시 심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고 별도의 보수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대학본부는 잔디훼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출입금지구역을 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설팀의 배호봉 선생은“학생들의 쉼터를 최대한 보장 해주겠다는 취지에서 전체면적의 30%만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학우들의 출입이 금지됐던 구역을 포함한 잔디광장 전체에서 건국인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이에 대해 조재형(문과대ㆍ커뮤니3) 학우는“잔디 훼손이 심하다면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할 수도 있지만 대학본부 스스로의 통제는 부족한 것 같다”며“학우들에게 공지도 없이 대학본부의 필요에 의해 예외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의견에 배 선생은“행사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전 논의를 거쳐 행사동안만 개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민구(공과대ㆍ산업공2휴) 학우도“한 번 제한 구역으로 정했다면 일관성 있게 통제를 하거나 특정한 개방 날짜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의 경우도 잔디밭 이용에 대해 문제를 겪고 있다. 늦은 밤 학생들이 잔디밭에 모여 술을 먹자 일부 학생들이 잔디손상과 학교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강한 거부감을 내비친 것이다. 잔디밭 이용을 찬성하는 학생들은 잔디밭을 관상용으로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고려대는 캠퍼스 내 잔디밭이 특별한 제한없이 비교적 잘 운영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대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잔디밭에서 학생들이 낮잠을 자거나 술을 마시는 장소로 자주 이용하지만 항상 깨끗하게 뒷정리를 하기 때문에 문제 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대학 생명과학과의 이재석 교수는“현재 행정관 앞 잔디광장에는 나무가 너무 우거져서 태양광을 가리기 때문에 잔디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최소한 가지치기를 해주거나 나무를 옮기 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