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기 한국일보 기자

2024년 건대신문 문화상 사진 부문에는 황윤우 학생의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주제로 버스 정류장의 같은 책가방을 맨 단짝 친구, 건국대 도란이길을 손잡고 걷는 엄마와 아들, 베니스의 한 거리에서 자매처럼 보이는 한 쌍의 중년 여인, 반려견에게 담요를 내어준 채 호텔과 샤워를 위해 840유로가 필요하다는 팻말을 든 채 책을 읽는 남성 모습을 포착한 작품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문화상 사진 부문 1위 작품은 따뜻하고 포근한 사랑의 느낌을 담으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필름 카메라,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촬영도구를 이용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특히 반려견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 세 작품엔 등장 인물이 모두 뒷모습이라 사진을 통해 보이지 않는 행복한 표정을 상상으로 더욱 풍부하게 떠올릴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다만 단짝 친구 사진은 주제에 비해 필요 없는 풍경이 절반 이상 차지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음 2위 작품에는 김민석 학생의 <사랑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선정했습니다. 밤에 조명을 받아 더 운치 있는 분홍빛 벚꽃이 활짝 핀 봄, 나무들이 초록으로 물든 가운데 가로등 불빛으로 야경 분위기를 고조한 여름, 창 밖의 노란 단풍을 배경으로 삼아 은은하게 표현한 가을, 날리는 눈발을 역동적으로 잘 잡아낸 겨울 등 사계의 모습을 대체로 잘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끝으로 3위에는 권윤서 학생의 <청사진(靑寫眞)>을 뽑았습니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작품들로 안정적인 구도가 보는 사람의 마음에 편안함을 전합니다. 다만 ‘소리 없는 아우성’에선 시냇물이 좀더 클로즈업되고 ‘녹색의 물결’에선 일감호 주변의 나무와 물에 비친 그림자 위주로 트리밍을 했으면 보다 멋진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올해 응모작에 대해 총평은 주제에 대한 이해에 비해 사진으로 나타내는 표현력은 다소 부족한 점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주제를 일관적인 흐름으로 카메라에 담으려는 노력이 보여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건국신문 문화상 사진 심사에 보는 즐거움을 주는 많은 작품들이 출품되길 응원합니다.

하나의 문자로 다수의 움직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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