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학생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건대신문을 자주 본다. 그러나 지난 11월 제56대 총학생회 선거와 관련된 건대신문 기사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학내 공식 언론인 건대신문의 기사는 적은 좋아요 수와 댓글 없는 반응 속에 묻혔지만,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는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는 학생들이 학내 공식 언론보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 더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며, 학생사회 침체와 더불어 언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사회의 침체를 여실히 드러냈다. 낮은 투표율은 단순한 무관심을 넘어 후보자에 대한 신뢰 부족을 반영한다. 일부 학생들은 후보의 자질을 문제 삼거나 투표율 미달로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또한, 학생회가 축제와 행사에만 집중한다는 비판 속에서 본질적인 역할인 학내 문제 해결과 학생 권익 대변의 기능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문제 또한 떠오른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학생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학생회와 학내 언론의 역할을 고민하고자 한다.
학생사회의 침체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학생회는 과도한 업무 강도와 부족한 권한 속에서 후보자 모집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비전 없는 후보들로 인해 학생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사회과학대학의 경우, 8개 단위 중 두 곳만이 학생회를 구성했고, 나머지는 후보자 부족이나 투표율 미달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특정 학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를 초래하며, 학생사회의 불균형과 전반적인 침체를 가속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학생사회 침체가 두드러지고 학생회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건대신문은 학생사회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첫째, 후보자의 공약과 자질을 심도 있게 분석해 학생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학생회 활동을 감시하며 투표율 미달 및 비상대책 위원회 체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셋째, 공청회와 실시간 개표 속보 등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 제작으로 학생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공식적인 여론 조사 등을 통해 학생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다음의 세 가지 역할을 중심으로 건대신문은 학생회 활동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동시에, 학생회가 본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돕는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건국대학교 학생사회가 처한 위기는 동시에 건대신문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기회이기도 하다. 건대신문은 학생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또한 공정하고 깊이 있는 보도를 통해 학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고, 학생회가 본래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건대신문이 학생사회의 구심점이 되어 변화의 물꼬를 틀 때, 비로소 건강한 학내 민주주의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