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보도 △문학 △음악 부문에서 수여되는 상이다. 특히, 보도 부문은 언론의 노벨상이라 불리며 최고의 명예로 인정받고 있다. 퓰리처상은 훌륭한 언론을 찾아내고 격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언론 사진상을 수상한 작품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12월 2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된 ‘퓰리처상 사진전·슈팅 더 퓰리처’ 전시 현장을 다녀왔다.
퓰리처상, 소중한 유산으로 남다
퓰리처상은 헝가리계 미국인 조지프 퓰리처가 1917년 설립한 상이다. 그는 당시 미국 최대 신문이던 뉴욕 월드의 출판인이었다. 조지프 퓰리처는 기부금을 남기며, 뉴욕 소재 컬럼비아 대학에 언론학과를 설립하고 △언론 △드라마 △문화 △예술계에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상을 시상하도록 했다. 매년 사진 분야 두 개를 포함해 20여 개의 분야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그 중 사진 분야(특종사진 부문, 특집사진 부문)는 기자들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사진을 통해 과거를 마주하다
‘퓰리처상 사진전·슈팅 더 퓰리처’에서는 1942년 첫 퓰리처상 사진부문 수상작 ‘피켓 라인’부터 지난해 수상작까지 총 12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됐다. 시대별로 구성된 수상작들을 따라가다 보면 △근현대사의 사건 △전쟁의 이면 △사람들의 극적인 감정들을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1942년부터 1967년까지는 특종사진 부문의 수상작이 전시됐다. 한국전쟁의 모습을 담은 1951년 수상작 ‘무너진 다리를 건너 탈출하는 피난민들’ 또한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해당 작품에는 수많은 피난민들이 중공군을 피해 폭파된 대동강 철교 위를 기어서 건너는 절박한 장면이 생생하게 담겼다.
세상을 바꾸는 사진들
1967년에는 퓰리처상 특집사진 부문이 신설됐다. 특집사진 부문은 특종사진 부문에 제출되는 사진들이 극적인 특종에 치중한 사진으로 획일화된다는 비판점을 개선한 것이다. 이후 포토 저널리즘의 의의는 사회 구조적 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확장됐다.
대표적인 특집사진 부문 수상작으로는 1994년 케빈 카터가 촬영한 ‘수단 아이를 기다리는 게임’이 있다. 대기근의 참상을 보도하기 위해 수단으로 향한 케빈 카터는 구호소에 갈 힘조차 없는 굶주린 소녀를 발견해 촬영했고, 해당 사진은 전세계적으로 퍼져 수단의 참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퓰리처상 사진전·슈팅 더 퓰리처’는 “사진가들이 기록한 순간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진실과, 살아 있는 역사적 증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이 기록들이 우리에게 변화의 용기를 심어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맺음말을 전했다. 해당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