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가은 편집국장

후덥지근했던 하계 방학을 지나 개강이다. 벌써 2학년이지만 아직도 2달간의 긴 방학은 적응이 안된다. 9월은 신기한 달이다. 개강과 동시에 졸업을 하는 사람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제 막 졸업해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사회 초년생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복학생들에게 9월은 무슨 의미일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개강과 졸업이 두려울 것 같다.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알바뿐이랴, 당장 이번 달의 생활비도 벌어야 하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단순히 공부만 해서는 원하는 직업을 갖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인 일자리 부족 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간 무역전쟁, 국내 경제위기 등 대내외적 상황과 겹쳐 대졸 신입사원들의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스펙 ‘경력자’들은 넘쳐나고 이제 갓 졸업한사람을 위한 일자리는 부족하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근본적 노동계층이 변하고 있어 원하는 직종에 따라 겪는 구직난도 다를 것이다.


이제 막 막학기를 앞둔 친구에게 졸업하면 무슨 일을 하며 살지 막막해 휴학를 할까 고민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취업 준비로 힘든 친구에게 근본적인 취업난이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위로도 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 정부의 일자리 정책 또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대내외적 상황은 더욱 악화될 위기이기 때문이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설 것 같다. “모든 것에는 금이 가있다 빛은 거기로 들어온다” 레너드 코헨이 했던 말이다. 큰 시험을 앞두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큰 위로가 됐던 말이다. 이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개강하는 대학생들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강 시즌이 되면 SNS에는 ‘수강신청에 실패해 시간표가 꼬여서 휴학각이다’‘기숙사에 떨어져 이번 학기 왕복 3시간 통학해야 한다’ ‘개강과 동시에 종강을 기다린다’ 등 글이 많이 올라온다. SNS에 올라오는 말들이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지만 개강을 앞둔 대학생들 중에는 새로운 시작이 막막하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두려움’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서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알고 싶어 하고 알 수 없으니 그 마음을 두려움으로 채운다.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앞둔 이들에게 대단한 말을 해줄 수는 없지만, 자신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두려움을 키우는 것을 하나씩 지워나가며 자신이 진정 원하고 행복해지는 길을 끝까지 가길 바란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