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규 상허교양대학 학장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4차 산업혁명이 과연 나와 무슨 관계가 있으며, 또 나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산업혁명 이전은 ‘수요자 중심’의 세상으로, 수요자가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옷도 음식도 문화도 달랐다. ‘다양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그런데 1차 기계, 2차 전기, 3차 디지털 산업혁명은 세상을 ‘공급자 중심’으로 바꾸었다. 공급자는 수요자의 일들을 대신 수행하며, 생산성, 효율성을 극대화하였다. 공급자들은 대상을 ‘개인’에서 ‘대중(Mass)’으로 바꾸고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가치를 추구하였다. 인류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다양성’을 상실했다.

 

 공급자들은 대중을 위해 더 좋은 것들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공급하려고 한다. 이는 산업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교육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적용된다. 산업혁명 이후 수요자는 공급자가 미리 설계하고 만들어 놓은 것 중에 자신을 맞춰야 한다. 옷도, 전자제품도, 여행도, 미디어나 방송도, 교육도 그렇다. 많은 젊은이들은 우수한 공급자인 기업이나 기관 등을 찾아 취업하려고 아우성들이다. 그들이 원하는 자격을 갖추려고 엄청난 노력들을 한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이 발전되면서 다시 ‘수요자 중심’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대상이 다시 ‘개인’으로 바뀌고, ‘맞춤’, ‘컨텍스트(context)’ 등이 등장하며 ‘다양성’이 늘어나고 있다. 설계와 제작을 담당했던 수요자의 기능도 되살아나고 있다. 너도 나도 동영상을 만들고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자기가 만든 옷, 그림, 소설 등을 SNS에서 팔수도 있다. 내가 주인이 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교육도 그렇다. 대학은 불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좋은 커리큘럼과 환경을 제공하려 한다. 그런데 최근 수요자인 학생 중심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육으로 변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가 전공을 정하고, 원하는 과목을 설계하여 학습하는 것을 지원한다. 이러한 변화에 건국대는 가장 앞서고 있는 대학 중의 하나이다. 전공의 벽을 낮추고, 융합을 핵심요소로 하며, ‘자기설계전공’, ‘드림학기’, ‘마이크로레슨’, ‘상허스콜라리움’ 등 맞춤 교육 시스템을 지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공급자가 나의 꿈을 대신 이루어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주인’이 세상이다. 그저 좋은 학생, 공부 잘하는 학생, 스펙 우수한 학생 같은 것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고 있는 것 등이 인정받는 가치가 될 것이다.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나’의 정체성(Identity), 나의 상황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전문지식이나 기술의 습득과 활용은 그다음 문제이다. 

 

 물론 모든 이들이 다 4차 산업혁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들이 아닌 내가 주인으로 바뀌는 4차 산업혁명을 해야 한다. 이들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정한 리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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