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새내기였던 시절이 바로 어제만 같은데 벌써 졸업을 내다보는 4학년이 되었다. 대학생활의 졸업 전 마지막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졸업앨범 촬영까지 마치고 나니 마음이 참 뒤숭숭하다. 대학생활의 끝자락에 서서 나의 4년을 뒤돌아보니 많은 생각과 감정이 동시에 솟아오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값진 경험들과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좋은 사람들이다.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이 많지만 이상하게도 바로 그 뒤에 따라오는 감정은 ‘후회’이다.

사람은 항상 지나고 난 뒤 소중함을 깨닫는 법이다. 대학 생활 자체를 후회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이었던 대학생으로서의 4년 중, 나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보낸 1년이 아쉽다. 바로 새내기시절이다. 그 땐 수능에서 벗어나 드디어 대학생이 되었다는 해방감에 젖어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다. 수업시간 이외에는 혼자 절대 공부하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으니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몰랐다. 그저 막연하게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아까운 1년을 보내고 난 뒤 2학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비로소 나의 전공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 된 진로에 대한 고민은 3학년 2학기까지 이어졌고 그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나 불안하고 고통스러웠다. 나의 능력과 현실 안에서 시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해보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차츰 윤곽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에 관한 탐구는 쉬워 보이지만 정말 어렵다. 오랜 시간에 걸쳐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하는 일이다. 나는 아직도 탐구 중이지만, 일단 나의 방향을 정하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하나로 좁히고 보니 이제서야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는 똑 부러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내 입에서 절로 한숨이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를 보며 다시금 1학년 생활을 반성한다. 그 때 내 모습은 얼마나 한심해 보였을까.

한 편에는 비싼 등록금이 아깝지 않도록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있다. 다른 한 편에는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의 20대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이들이 있다. 현재 당신은 소중한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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