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대학교육의 핵심키워드라고 하면 단연 「융복합 교육」을 꼽을 수 있을것이다. 대학구성원들 사이에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히 전달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전인데, 방금전까지만 해도 미래지향적 고등교육의 아이콘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우리 대학교육의 기본 밑바탕으로까지 자리잡힌 것이 아닌가 싶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학부교육선진화사업(ACE)의 공통 키워드 역시 융복합이었고, 민간기업, 공공기관 할 것 없이 모두 다 특정 학문 고유의 영역을 뛰어넘는 퓨전역량을 갖고 있는 융복합 인재가 필요하다고 우리 사회에서 말 좀 한다는 사람들은 대학교육의 융복합화를 주문하고 있다.

분명 현재 우리 사회는 다면적 역량을 가진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다. 자기가 전공한 한 가지 분야에 특화된 역량 보다는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라고 하더라도 자연과학과 이공학계열의 비록 기본적인 지식과 원리라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 건국대학교의 각종 정책과 기본제도들은 이러한 융복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 학생들에게 각 학과의 영역을 뛰어넘는 교육을 실시하려면 우선적으로 학교의 교수들이 자기만의 고유한 연구영역을 다른 교수들과 연계하여 새로운 교육과 연구영역을 창출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현재까지 우리 대학에서 교수들이 자기 분야와 다른 연구자의 분야를 통합하여 새로운 미래지향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교수개인에게 맡겨놓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래도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문제가 될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투입될 것이다. 그러나 초기 비용이 투입되고 나면 그 다음 학기부터는 한계비용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대학의 융복합 교육제도는 많은 긍정적인 파생효과를 유발시킬 수 있다. 학문단위간 자연스러운 재설계의 기반이 될 수도 있으며, 교내 연구자들 사이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영역의 형성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 물론 학생들의 취업경쟁력이 향상될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융복합교육은 구호만으로, 형식만으로 시작될 수 없다. 우선적으로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그런데 이러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의욕은 융복합 교육을 지향하는 장기적 안목에서 준비하고 지원하는 학교당국의 제도적 인프라 구축으로 촉발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늦었다. 이제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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