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국토교통부에서 코레일 사장을 철도 민영화에 찬성하는 사람으로 선정하려고 했던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박근혜 대통령은“국민적 합의 없는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전 정부부터 추진되었던 수서발 KTX의 민영화는 여전히 추진 중이다. 정부는 수서발 KTX를 두고 자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기존 철도공사와 경쟁을 시키는 것일 뿐, 민영화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소유권∙운영권을 사적자본에 넘기는 것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경쟁이 가능한가를 기준으로 운영하는 것 그 자체가 민영화의 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답변은 반쪽자리에 불과하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를 교묘하고,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철도 민영화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고, 민영화가 공기업의 적자를 해소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여기에는 허점들이 있다. 첫째, 9호선 운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수익성을 내야 하는 민간기업의 특성과,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조항 때문에 민영화는 요금인상을 낳는다. 둘째, 안전성의 문제이다. 철도 민영화는 공공재에 경쟁체제를 도입함을 의미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데, 이는 노동 강도 강화와 함께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는다. 예를 들자면, 철도 민영화가 된 영국에서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안전 점검을 소홀히 하여 철도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철도는 필요한 곳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의 재산이다. KTX는 전국 곳곳을 언제라도 다녀갈 수 있도록 국민의 이동권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세금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자본의 이해관계와 수익성을 기준으로 공공서비스를 재편하는 민영화는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정부의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시민들에게는 공공재를 저렴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된다.

철도 민영화를 일찍이 진행했던 영국, 독일은 잦은 철도 사고로 인해 다시 재공공화를 했거나 진행하는 흐름 속에 있다. 이처럼 철도의 효율성은 수익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시민들에게 공공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로 판가름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민영화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보편적 권리를 지키려는 실천적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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