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문화상 결과 발표 일을 3일 앞 둔 밤, 건대신문 에서 나를 찾는 문자가 왔을 때 김칫국을 마시지 않을 수 있는 참가자가 몇이나 될까. 밤늦게 죄송하다며 연 락이 가능하냐는 문자를 받고 전화가 오기까지 약 3분 동안, 떡 줄 사람을 생각해 김칫국은 마시지 않으려고 ‘아닐 거야’라는 말을 수백 번 되뇌었다. 하지만 그 말 을 되뇌면 되뇔수록 심장박동수와 함께 입 꼬리는 점 점 더 올라갔다. 22년을 살면서 여자와의 통화가 그렇 게 설레고 떨렸던 적은 없었을 거다. 내 작품이 당선되 었다는 말은 정말 꿈만 같았다. 소감문을 쓰고 있는 지 금도 꿈을 꾸는 것 같다. 설마 꿈은 아니겠지. <별이 빛나는 밤에>는 올해 1학기 전공 선택으로 들 었던 수업의 과제로 쓰게 된 생애 첫 소설입니다.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는 5월의 꿀 같은 연휴를 이 소설과 함께 했습니다. 제출 날짜는 다가오고 소설은 진전이 없고. 소설을 썼던 약 2주간의 시간이 올해 2014년 중 가장 괴로웠던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10분 동안 한 문장씩을 완성해가며, 유치하다고 비난했던 유명 인터 넷 소설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분이었는지를 깨달았답
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생하며 쓴 소설이 상을 받게 되 다니..! 5월의 연휴고 뭐고 건대신문에 제 모든 방학을 바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번 건대문화상 당선은 저에게 정말 많은 변화를 가 져다 줄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만났던 훌륭하고 멋진 사람들에게 느꼈던 열등감을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게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왜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냐고 질책하며 제 자신에게 주었던 상처들도 이제 조금은 아물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경쟁률 도 적은 교내에서 상 받은 걸로 너무 자만하는 거 아 니냐며 비난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번만은 그 동안 홀대했던 제 자신에게 무한한 칭찬과 격려를 보 내주고 싶습니다. 이번 당선을 계기로 심사위원 교수님의 말씀처럼 앞 으로 더 정진하여 그것이 어떤 글이든 읽는 사람에게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끝으로 혹시 나 ‘그래도 건대문화상 당선잔데 소감문도 끝내주게 썼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읽어 내려가신 분께 심 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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