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정 편집국장

“요즘 것들은 버르장머리가 없어. 어른이 탔는데 자리도 양보를 안 하네...” 지하철을 타면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은 안절부절하며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권위를 앞세워 타당한 근거 없이 말하는 사람을 우리는 소위 ‘꼰대’라고 부른다.

꼰대는 사전적으로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 번째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고 두 번째는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로만 보면 ‘꼰대’라는 단어에는 경멸적인 의미는 담겨있지 않다. 그러나 요즘 우리는 ‘꼰대’라는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꼰대라는 단어는 오래 전부터 사용됐다. 1960년대 소설에는 불량한 아들이 어머니의 돈을 뺏어가면서 '꼰대(아버지)한테는 말하지 마슈'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고,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에서도 말더듬이인 명환이의 아버지를 명환이의 친구가 ‘꼰대’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러한 예를 보면 현재 꼰대와 과거 꼰대의 의미가 조금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에는 보통 자신의 경험 혹은 권위를 가지고 타당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을 꼰대라 지칭한다.

요즘, 꼰대는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다. 온라인 상에는 꼰대 자가 테스트가 떠돌아다니고 ‘꼰대의 6원칙’도 등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노년층 꼰대를 비하하는 ‘틀탁충’, ‘노슬아치’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또 ‘젊은 꼰대’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이는 이제 남녀노소 모두 꼰대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나는 꼰대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는 어려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항상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타인보다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꼰대가 될 확률이 높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는 입장이 되다 보니 권위적이고 명령적이게 된다. 이런 사람일수록 ‘내가 나의 경험과 위치에 압도당해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존중해주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우리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한 번쯤 나의 행동을 돌아보며 내가 ‘꼰대질’을 하는지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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