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최신 뉴스의 제목을 둘러보고 있으면 새로운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울린다. 몇 초가 지나면 화면은 우리가 좋아하는 유투버 중 한 명이 새로운 영상을 울렸음을 알려준다. 또 몇 분 뒤 휴대전화에선 카톡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이 울린다. 동시에 화면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새 글이 올라왔음을 알리는 불이 들어온다.

이것은 당신이 늘 경험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고질적인 산만함에 시달린다고 고백한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이용할수록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미디어의 생산과 소비 형태 뿐 아니라 어떻게 우리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떻게 인터넷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까지 <건대신문>과 함께 알아보자.

 

20대의 60.1%는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 속에 밀접하게 자리 잡으면서 인터넷 사용은 자연히 증가했고 동시에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강해졌다. 이전에 시계와 책이 그러했듯 기술 발달과 함께 컴퓨터는 더 작아졌고 저렴해졌다. 저렴한 노트북은 우리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도 인터넷 사용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노트북은 언제어디서나 인터넷과 연결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작은 넷북과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 문제는 해결되었다. 스마트폰과 같은 주머니 크기의 컴퓨터는 인터넷 접속 기능을 내장하기 때문이다.

2015년 통계청에서 조사한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에 따르면 20대의 32.1%가 2시간 이상~4시간 미만, 35.6%가 4시간 이상~6시간 미만, 21.4%가 6시간 이상~8시간 미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대의 40.5%가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습관화되었다고 답했다.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했다

많은 미디어의 생산자들은 집중력이 짧아진 온라인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생산물을 쪼개고, 이것을 검색엔진에 올린다.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는 클립으로 쪼개져 유투브와 같은 동영상 사이트 등에서 유통되고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일부는 팟캐스트나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된다. 또 잡지와 신문에 실린 각각의 기사는 별도로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책 내용은 구글 북서치 등을 통해 펼쳐보기가 가능하다. 음악 앨범들도 쪼개져서 음원사이트를 통해 판매된다.

미디어 제작자들은 전통적인 인쇄물도 다시 개조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경험하는 것과 비슷하도록 만들었다. 많은 잡지는 웹 사이트의 느낌과 모양을 따라 하거나 비슷하게 보이도록 편집하고 있다. 잡지들은 기사의 길이를 줄이고, 따로 내용을 요약해주는 글상자를 도입했고, 보기 쉬운 안내문과 사진설명을 페이지를 채운다. 신문 역시 기사의 길이를 자르고, 내용을 훑어보기 편하도록 요약 기사와 그래픽을 늘렸다. 런던「타임스」의 한 편집자는 이 같은 변화는 신문 업계가 “인터넷의 시대, 제목 시대”에 적응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통적인 미디어가 소멸했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책을 사고 잡지를 구독한다. 여전히 극장에 가고 라디오를 듣는다. 우리는 일부는 여전히 CD로 음악을, DVD로 영화를 구입한다. 때로는 신문을 집어 든다. 구식 기술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할 때 구식 기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를 지배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주도하고, 인식을 형성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이다. 지식과 문화의 미래는 더 이상 책이나 신문 또는 텔레비전 쇼나 라디오 프로그램, CD에 있지 않다.

 

인터넷은 당신의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인터넷은 미디어의 생산과 소비 형태 뿐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까지 바꿀 수 있다. 인터넷은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지만, 장기적으론 우리의 사고방식을 산만하게 한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깜빡이는 화면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만 이 기기가 빛과 같은 속도로 전달하는 메시지와 자극 때문에 결국 산만해진다. 언제 어디서 로그인을 하건 인터넷은 사람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유혹적인 몽롱함을 선사한다. 인간은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감흥, 더 많은 복잡함을 원한다”고 스웨덴의 신경과학자 토르켈 클링베르크도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받아보고 있는지, 이들이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 자료를 보내고 있는지에 따라 우리는 한 시간에 10개가 넘는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숫자는 더 증가할 수 있다. 이것들은 각기 모두 산만함이자 우리 사고에 대한 침범이다. 새로운 알림을 확인하기 위한 빈번한 중단은 우리의 사고를 분산시키고 기억을 악화시키며, 긴장한 상태로 안절부절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알림 메시지들을 제거한다는 것은 연락이 끊긴 느낌 또는 심지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느낌마저 가져올 위험이 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멀티태스킹을 요구한다. 우리가 관심을 전환할 때마다 뇌는 스스로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하고, 우리의 정신세계에 더 많은 고통을 가한다. 메기 잭슨은 멀티태스킹에 관한 책「집중력의 탄생」에서 “뇌가 목표를 바꾸고 새로운 업무를 위해 필요한 규칙을 기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받아들이는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집중과 몰입 그리고 생각의 분산이라는 손실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우리가 더욱 산만해질수록 인간의 가장 섬세하고 고유한 특성인 공감, 열정과 같은 감정의 경험은 더욱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메리 헬렌 이모디노는 “다른 사람들의 사회적·심리적 상황에 대한 도덕적인 결정에 있어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난다며 타인의 심리적인 감정을 완전하게 경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이 우리의 도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말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 우리의 살아 있는 통로의 경로를 바꾸고 사색 능력을 감소시키고, 우리의 생각뿐 아니라 감정의 깊이도 바꿔놓는다고 말하는 것은 그리 성급한 결론은 아닐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라

우리가 사는 인스턴트 정보 시대에서 속도와 효율성이 주는 이득 그리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시 얻을 손실을 따져보면,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거부하긴 어렵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가 주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고려할 때 인터넷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스마트 기기에 대한 의존도와 중독성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디지털 디톡스'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digital)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detox)가 결합한 용어다. 서울시는 2015년, ‘스마트폰1.1.1 운동’으로 1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스마트폰을 끄자는 내용의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구글의 전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도 "하루 한 시간이라도 휴대폰과 컴퓨터를 끄고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라"고 말했다.

디지털 디톡스는 뇌에 휴식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을 하는 것이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뇌는 그 순간에도 수많은 정보에 노출된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하루 동안의 생각을 정리하면 뇌 휴식에 도움이 된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때 최소한의 규칙을 만드는 것도 좋다. 침대에서는 스마트 기기 만지지 않기,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스마트폰 보지 않기 등의 자신만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하루에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기기의 어떤 점에 중독돼 있는지 파악하면 스마트 기기를 바람직하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넌 얼마나 쓰니’와 같은 앱은 사용시간을 재고 앱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시도가 어려울 정도로 디지털 중독 증세가 심하다면 인터넷중독상담센터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서울지하철 2호선에서 '책읽는지하철' 독서모임 회원들이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는 퍼모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 : 책읽는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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