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가현(문과대·미컴19)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인터넷 공간에서 발생하는 연예인 인격 침해 문제의 심각성과 플랫폼 제공자로서 본인들의 책임에 공감하고 있다며, 연예정보 서비스의 구조적 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연예기사 댓글 창의 폐지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인물 검색 시 연관 검색어도 노출되지 않도록 하여,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는 요소를 최대한 차단한다. 다음 카카오도 네이버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연예기사의 댓글을 폐지한 바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한 인격체가 가십거리로 전락하고,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악플에 세상 밖으로 내몰리던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개인으로서 이 변화가 매우 반가웠다. 포털사이트 댓글 창을 이용하면서 언제부턴가 건강한 소통과 공론의 장이라는 순기능에 만족하기보다는 혐오표현, 성희롱 등 비인간적인 표현들에 눈살을 찌푸린 적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의 조사결과, 성인 1000명 중 80.8 퍼센트가 연예댓글 폐지를 지지한다고 응답했을 만큼 많은 사람이 악플로 인한 비극을 더는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댓글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부적절한 해결책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악의적 댓글이지, 댓글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의 방안은 여론 형성과 피드백 제공이라는 핵심 역할을 무시한 채 입을 막아버리는 것이며, 특히 연예계에서 대중과의 소통과 연결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악성 댓글만을 걸러낼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또한, 포털사이트 댓글 창이 아니더라도 악플을 달 수 있는 플랫폼은 넘쳐난다. 유명인의 개인 SNS나 유튜브 등 악플러의 활동영역은 이미 넓다.

 

다양한 의견이 공유되고 논의되는 것이 인터넷 공간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이기에 댓글 창 폐지가 가져오는 문제점에도 역시 공감한다. 지금으로서는 댓글 창을 없애는 것이 최선일 수 있겠지만 악플의 거름망이 될 수 있는 AI 클린봇 기술의 발전, 인터넷 실명제와 처벌 강화 등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인터넷 공론장과 개인의 인격권 모두를 지켜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악성 댓글이 사라져 그 누구도 고통받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인터넷 플랫폼 사용자로서 우리 모두 악플 문제에 경각심을 가지고 올바른 댓글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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