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허위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소위 인포데믹 (Infodemic)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출현한 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타고 허위 정보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허위 정보의 확산은 코로나 바이러스 시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허위 정보가 공중 보건을 해치는 일은 역사 속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앤드류 웨이크필드라는 의사는 저명 의학지인 랜셋 (Lancet)에 홍역, 볼거리, 풍진 예방 접종(MMR vaccine)이 아이들에게 자폐를 유발할 수 있다는 논문을 게재했는데, 이는 잘못된 분석 방법으로 도출해낸 허위 결론이었다. 결국 랜셋은 논문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러한 허위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 및 유럽에서는 유아 예방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증가했고, 한 때 퇴치되었다고 여겨졌던 홍역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허위 정보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사람들의 건강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표백제를 체내에 넣으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찌를 수 있다는 허위정보로 인해 표백제를 음식에 넣거나 마시는 등의 위험한 행동들이 늘었다고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허위 정보를 접하고 누군가가 이것을 의도적으로 퍼뜨리고자 하는 것으로 인식할수록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행동에 덜 동참하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정보는 건강 행동 뿐만 아니라 정치 행동과 정부 및 의료진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 검사 대상을 축소하거나 조작한다는 잘못된 정보는 투표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정부와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낮출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려고 할 때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허위 정보는 우리를 따뜻하고 촘촘하게 이어주는 신뢰를 끊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허위 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허위 정보의 특성을 미리 알아두면 우리는 허위임을 간파하고 이러한 허위 정보의 공유까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허위 정보에 대해 ‘예방 접종’을 놓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든 뉴스에서든 기사를 볼 때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의 팩트체크 사이트의 허위 정보 대응 방법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첫째, 정보의 출처, 저자와 만들어진 날짜를 확인한다. 둘째, 다른 정보를 추가적으로 찾아본다. 셋째, 정보가 과도한 불안을 준다면 의심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책임감 있는 정보 수용 태도를 견지한다면 코로나 시대의 인포데믹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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