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대학1부장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앞으로의 진로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필자 또한 대학을 졸업한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10년 후도, 20년 후도, 40년 후도 전부 미래이기에 너무 막연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를 생각할 때 와 닿지 않는 미래라 할지라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좋겠지만, 필자처럼 목표 없이 그냥 준비만 해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목표가 없어서 그런지, 하고 싶은 것이나 그 목표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부럽다고 종종 느낀다. 그러한 예를 하나 들자면, 수습기자들과 교수님과의 첫 만남에서 교수님께서 ‘건대신문에 왜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여쭤보셨다. 신문사 일을 해보았고 언론 쪽으로 관심이 있어서 지원하게 됐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작년의 필자를 떠올려보면 언론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막연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 필자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기사처럼 사실을 전달하는 글을 쓰기도, 어둡고 슬픈 감정을 담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글을 쓰기도, 상대에게 전하지 못하는 말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한다. 써놓은 글들을 모아 언젠가는 책을 내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앞으로 마주할 현실을 생각했을 때, 글과 관련된 미래는 그려지지 않는다.

원하는 것만 하고 사는 이상적인 미래가 펼쳐진다면 정말 좋겠지만, 우리는 현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하고 싶은 것 하며 살아야지’라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것 대부분을 하며 지냈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현실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앞으로 홀로 살아갈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이기에 해야 하는 일도, 하고 싶은 것도, 미래에 대한 준비도 하다 보면, 여러 방면에서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하나둘씩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

‘현실’이라는 단어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언제까지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가지 정확한 것은 ‘우리의 현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 때문에, 우리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말로는 현실과 타협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포기’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원하는 무언가를 포기하고 현실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포기와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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