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대학 법인 경영 제도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한 가지는 독립 감사 기구로, 내부 감사 기구를 독립 시켜 회계 처리에 투명성을 확보한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ESG 경영으로, 위원회를 신설해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위한 여러 실천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감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구성원에게 침익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는 감사원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공론을 거쳐 왔다. 소속이 어디인지, 임기가 몇 년인지, 임명의 중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 수많은 관점에서의 독립을 꾀해왔다. 우리 대학 역시 제도적인 측면에 있어 다양한 장치를 만들었다. 총장의 지시에 의해 이뤄지던 업무를 대학감사의 지시로 변경했으며, 최종 업무 보고 역시 대학감사를 통해 이뤄지도록 변화했다. 하지만 감사 임명에 대한 규정은 ‘대학감사는 감사분야 전문가로 보한다’가 전부다. 또 2년마다 새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점까지 고려했을 때, 인적 부분에서의 독립성이 얼마나 보장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SG 경영은 최근 산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많아진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 윤리, 노동 등의 분야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의 위험을 관리하는 측면도 있고, 소비자에게 사회적 기업임을 설득해 투자와 소비를 진작시키는 측면도 있다. 기존에 도입한 기업들의 경우 이를 단순히 정량지표로 활용하거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 대학이 도입한 두 가지 제도는 모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피하고 있었던 길이기에, 이번 변화에 대해 환영한다.
올해로써 우리 대학은 창학 90주년을 맞는다. 그간 내부에서 크고 작은 분쟁과 다툼이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교육부의 처분도, 오고 간 고발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경영상의 변화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학교법인이 설립되는 조건은 ‘학교만을 설치·경영할 목적’일 경우다. 또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기 위한 기관이다. 즉 법인의 수익사업과 투자는 모두 근본적으로 학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상허 유석창 선생이 우리 대학을 설립한 이유 역시 ‘진실하고 부지런하고 용기 있는 개척자적 정신을 가진 인격을 배양하는 동시에, 고도의 과학과 기술로 무장해 새로운 시대의 역사적 사명을 걸머지는 유능한 선도자를 배출하기 위함’이었다. 그 목적에 위배되지 않게, 앞으로 학생들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학교와 학교법인이 운영되길 바란다. 특히 현재 도입하고 있는 다양한 경영 체질 개선이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