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 서울대학교 기숙사를 청소하는 노동자가 독방 휴게실에서 사망했다. 같은 대학 공과대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가 사망한지 2년 만이다. 2년 전에는 휴게 공간이 가장 큰 문제가 됐다. 계단 아래 간이공간에 마련된 휴게실은 환기가 되지 않아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가장 논란이 됐다. 청소노동자에게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제로 구성된 시험을 풀게 하고, 시험을 본 후 점수를 공개해 스트레스를 준 것이다.

<건대신문>은 이 일을 계기로 학내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우리 대학은 건물 관리의 대부분을 직접고용으로 채용해 관리하고 있었다. 현재 다수의 대학이 건물 관리나 미화를 간접고용 형태의 계약으로 해결하고 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공론화되며 제기됐던 문제 역시 계약 형태가 간접고용이었다는 것이다. 간접고용이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업무 과다, 위험성, 임금 문제 등을 떠넘길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문제가 있다. 대학 입장에서는 입찰 경쟁을 통해 업체만 정한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 순간 노동 환경을 개선한다거나, 불편 사항을 들어줄 창구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게 된다. 그렇기에 직접 고용한 점은 다행인 점이다.

하지만 각자의 불편 사항들은 존재했다. 특히 일부 건물의 소파가 작아 잠을 자는데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아주 큰 문제였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해당 건물에 조금만 더 넓은 소파를 새로 구매하면 곧장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기도 하다.

기사에 담기지 않은 노동자 개인의 고초들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대학 본부는 항시 관심을 갖고 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같은 대학의 구성원인 만큼 우리 모두가 눈길을 돌려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청소·경비 노동자에 국한된 말이 아니다. 학내에 있는 쉽게 잊힐 수 있는 사람들을 의식적으로 챙겨야 한다.

항상 주변을 보고 듣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의식적으로 보지 않으면 모른다. 좁게는 학내, 넓게는 사회에서 쉽게 잊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또 학내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살펴야 한다. 불편한 점은 없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이후, 정부 부처와 각 대학의 구성원이 앞다투어 현황 점검에 나섰다. 이에 따라 다양한 휴게 공간 문제, 처우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공론화가 된 만큼 제도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시기다. 더 나아가, 노동 환경 전반에서 효율성위험의 외주화속 무엇을 얼마나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매듭짓고 사회적 합의로 나아갈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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