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 진행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감동적인 모습을 여러 번 보여주기도 했던 도쿄올림픽이 끝났다. 일부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얻은 메달 수를 세어가며 최근 들어 가장 부진한 성적이었다고 한탄도 하지만 경기 장면을 지켜본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격렬한 경쟁 뒤에 승자를 위해 엄지를 올려 보이는 모습이나 우리나라가 메달을 따리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근대5종 같은 종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모습에 크게 감동하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감을 느꼈을 거라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 메달 순위보다 중요한 국가 순위 몇 개를 소개해 본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닌 것처럼 국가 순위가 국민의 행복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참고가 된다. 구매력 평가 환율을 기준으로 할 때, 2019년 현재 1인당 GDP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나라는 34개국에 불과하며 이 기준으로 볼 때 이번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3계단 밑에 있다. 34개 나라에는 우리나라보다 작은 도시국가나 산유국들이 많이 포함돼 1인당 GDP가 전반적인 국력을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나라가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2019년 인구 기준으로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많은 나라는 27개국 밖에 없다. 인구와 소득수준을 종합했다고 볼 수 있는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큰 나라는 14개 국가에 불과하다. 안 믿어질지 모르겠지만 우리보다 인구가 많으면서 일인당 GDP도 높은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 등 5개국밖에는 없다. 조금 시야를 바꿔보면, 영국의 저명한 잡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민주화 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보다 높은 나라는 22개국뿐이다. 이런 긍정적인 순위들을 종합해보면 우리보다 인구가 많으면서 일인당 GDP도 높고 또 민주화 지수까지도 높은 나라는 전 세계 200개가 넘는 나라 중에 독일과 영국 두 나라밖에는 없다.

이렇게 몇 개 순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완벽한 나라와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선진국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러니까 선진국답게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타까운 순위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예컨대 부패가 없는 나라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고 할 때 우리나라의 부패지수 순위는 33등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남녀 임금 차이가 가장 높은 나라이기도 하며 노인과 청소년 자살률도 매우 높은 편이다. 그렇다. 안타까워서 보기 싫은 순위도 적지 않다. 그런 모습을 직시하지 않으면 우리가 바라는 선진국이 되기 어려울 거다.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불평불만이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당장 망할 것처럼, 아니면 망하면 좋겠다는 듯이 헬조선이라는 말을 앞세우며 자괴감에 빠지지는 말자.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 6.25 전쟁을 겪고도 버텨낸 나라가 그렇게 쉽게 망하지는 않을 거다. 그러니 젊은 친구들이여, 우리나라의 많은 결함을 직시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살만한 나라이며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몇 사람일지는 모르지만 이 글을 읽게 될 젊은 건대인들에게 앞 문장에서 우리나라건국대학교로 바꿔보기를 권해본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