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OT선본의 조남철 정후보가 제54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 무산에 따른 재출마였던 만큼 거듭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경쟁자인 다시선본의 이우형 정후보가 보여준 선전도 평가받을 일이다. 두 사람은 선거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서로를 끌어안았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었던 선거 무산의 충격과 허탈, 아픔과 혼돈을 끊어낸 한판 선거였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의 의미는 작지 않다. 다른 대학들이 투표율 미달’, ‘후보자 미등록등의 이유로 수년째 총학생회를 꾸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궈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투표율 50.21%가 보여준 하마터면의 아슬아슬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기권표 227표를 제외하고 만일 36표가 모자랐다면 이번 선거는 또 한 번 투표율 미달로 무산될 뻔했다. 무엇보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학생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투표를 독려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청회를 주최한 KU미디어 언론 3사의 노고에도 고마움을 전한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가 불러온 관계의 단절, 취업난에 따른 소속감 상실, 학생 공동체에 대한 무관심 등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조남철 당선자는 소통을 화두로 6개 분야의 40개 세부 공약을 발표하면서 열심히 하는 회장이 아닌 잘하는 총학생회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1회 정례브리핑를 통해 총학생회 활동 내역을 공개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분기마다 정책 포럼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총학생회는 학생자치의 구심점이자 본부와 학생을 잇는 소통의 가교다. 참여와 지지, 비판과 대안이 어우러진 공론장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먼저 다가가고,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혀야 한다.

54대 총학생회의 캐치프레이즈는 REBOOT이다. ‘재부팅은 단순히 전원 스위치를 올리는 부팅이 아니다. 목이 긴 신발을 가리키는 부트(boot)’에서 비롯됐듯이 중단에서 복원으로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학생 유권자들이 던져준 한 표 한 표에 대한 감사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겠지만 공약 이행을 서두를 일은 아니다. 재부팅을 위한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운영체계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강물이 여러 곳을 굽이굽이 돌아 큰 바다로 나아가는 이치다. ‘혼자 빨리가 아닌 함께 멀리의 관점이 중요한 것이다.

3월 새 학기가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개강 됐다. 돌출 변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정상화 단계의 시작이라고 본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소통하기 위한 재부팅의 시기인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총학생회와 본부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올해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의 키워드는 Again 건국이다. 쇄신과 개혁, 상생과 포용을 통한 건국 100, 창학 100년의 다짐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새롭게 출범한 제54대 총학생회 REBOOTAgain 건국이 함께 손을 맞잡고 굳건한 건국대학교-‘굳건을 만들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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