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건강하게 생활해야 그만큼 건전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선, 먼저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3가지 요소인 음식 의식주를 갖춰야 한다. 의식주의 질이 높을수록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건전한 정신과 함께 보다 높은 차원의 생각에 다다를 수 있다. 더군다나 대학은 최상위 단계의 교육을 제공하는 고등교육기관이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의식주는 대학이 제공하는 고등교육을 소화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항목이다.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방에 본가가 위치한 우리 대학 학우들은 학교에 다니기 위해 필연적으로 서울에 거주해야 한다. 물론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돼, 지방에 거주하는 학우들이 상경하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수업운영방식이 다시 전면 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경 역시 선택사항에서 필수사항으로 돌아왔다.

여러 형태의 주거 수단이 있겠지만 많은 학우가 학교와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기숙사를 선호한다. 본지가 지난 15일까지 실시한 기숙사 만족도 및 재계약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음 학기 재입사를 원하는 학우 중 약 80%가 학교와의 접근성을 이유로 기숙사 재입사를 희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보호자의 기숙사 선호가 약 53%의 학우의 선택을 받으며 그 뒤를 이었다는 것이다. 학교 내 부지에 위치해있고 학교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만큼,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자녀가 학업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본지가 기숙사 문제를 취재하며 인터뷰했던 학우 중 부모님이 학교 기숙사에 살기를 원해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학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대학 기숙사 KU:L HOUSE는 학우들이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보금자리 역할을 기대에 걸맞게 수행하고 있을까?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렇지 못하고 있다. 기숙사에 대해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9%에 불과하다는 정량적 데이터는 차치하더라도, 100명 이상의 학우들이 남긴 기숙사 문제 사례들이 입사 시 호실 청소 문제 시설 관리 문제 행정실과의 소통 문제 등 몇 가지 일정한 패턴으로 진술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부분은 쿨하우스 측에서도 제기된 문제에 대해 부정하기보다는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3월 학내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호실 청소 및 정비 문제에 대해 사과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점,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장이 직접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지적된 사안에 대해 개선 의지를 보였다는 점 등은 분명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쿨하우스를 바라보는 학우들의 시선이 결코 단시간 내에 생겨난 것이 아니듯, 쿨하우스의 개선 의지 역시 장시간 동안 지속돼야 빛을 볼 수 있다. 또한 개선 의지계획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실천이 수반된 변화로 나아가야 학우들이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숙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총학생회 역시 기숙사자치위원회 체제 개편을 주요 공약을 내세운 만큼 쿨하우스와 협력해 우리 대학 기숙사생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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