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형 학우(문과대·국문15)
마지형 학우(문과대·국문15)

필자도 그랬고, 수많은 청춘, 특히 중·고등학생 또래들이 많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나이다. 진로에 관해 처음으로 선택해야 하는 변곡점을 앞둔 이들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하는 그런 고민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부모님이나 친구, 지인에게 혹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제목과 같은 고민을 토로하는 이들이 정말 많다.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우선은 이러한 물음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러나 좋은질문을 하면 더 많은 공부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는 어딘가 어설픈 질문으로 보인다. 본인이 아니고서는 다른 그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세요부터 꿈은 꿈일 때 아름답습니다까지 세상에는 이미 무수히 많은 답변이 존재한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모두가 각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토대로, 자신의 가치관을 토대로 답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음식을 요리하고 있다. 누군가 라면을 끓일 때 파를 썰어 넣으면 더욱 맛이 좋다고 말했다고 해서 당신이 파를 준비할 이유는 없다. 당신은 라면이 아니라 파스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종류의 요리에 완벽히 들어맞는 마법의 레시피는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는 내 음식에 파를 넣을까요, 마늘을 넣을까요?’ 대신, ‘어떻게 하면 내 음식을 더욱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요?’로 질문을 바꿔보기를 권한다. 그러면 답을 찾는 과정이 조금은 명료해진다. 어떤 음식을 만들고 싶은지, 그 음식에서 어떤 맛과 어떤 향이 나길 원하는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정답은 없다. 그저 가치관에 따라 선택하고 그에 대해 책임질 뿐이다. 자신이 오랜 시간 사랑해온 A라는 일을 업으로 삼았으나 수입은 그리 넉넉지 않은 한 사람이 있다. 그가 매일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경제적 결핍 없이 사는 것중 어느 쪽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사람이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물론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러 가치를 두루 충족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게 쉽지도 않을뿐더러 나중에 져야 할 책임을 생각했을 때 만약에 대해서도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돈을 잘 벌지 못한다면? 만약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면? 만약 중간에 싫증이 난다면?

어느 쪽이든 결국 겪어보지 않은 삶이기 때문에 상상하고 가정해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칫 특정 사고에 매몰된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미 진로에 관한 선택과 책임을 경험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를 바란다. 답을 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목적으로 말이다. 특정 직업의 종사자도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선택과 책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좋다.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가치관을 확립하고 선택을 내리는 것은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와 같은 20대 중에도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인 사람이 상당수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다른 누구 말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 무엇보다 스스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요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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