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임시전학대회)가 무산됐다. 개회에 필요했던 정족수는 49. 그러나 개회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6시에서 1시간 반이 지난 오후 730분까지 정족수는 채워지지 않았고 조남철 총학생회장은 끝내 회의 무산을 선언해야만 했다.

학생사회의 방향성만 논의하다 폐회한 지난 하반기 전학대회 이후 학생총회 총투표 임시전학대회 등 총학생회칙 개정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시됐다. 이 중 총학생회의 선택은 임시전학대회였다. 그러나 이번 임시전학대회마저 무산되며 총학생회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총학생회칙 개정은 현 총학생회 출범 이후 8개월 동안 제대로 된 논의 시도조차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특히 올해 총학생회의 임기가 2학기 종강일인 1216일까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총학생회칙 개정 공약은 조 총학생회장의 임기 내에 실현되지 못하고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임시전학대회는 당초 대면 개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교내 사정으로 인해 온라인 진행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회의 혹은 의결을 진행할 때 카메라가 반드시 켜진 상태여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되며 회의 도중 대의원들의 이탈에 따른 정족수 미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회의 중 대의원들의 카메라가 꺼져서 정족수가 미달하는 상황이 아닌, 개회 전 회의에 접속한 대의원의 수가 49명에 미치지 못해 회의가 무산된 것은 예상 밖의 일이다. 임시전학대회의 주요 목적이 총학생회칙 개정에 있었던 만큼, 정족수 미달에 의한 이번 개회 무산은 학생사회 내 총학생회칙 개정을 향한 대의원들과 총학생회의 온도 차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임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총학생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출범 당시 학우들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일회성이 아닌 실효성 있는 총장님과의 간담회 추진 정책 포럼 개최 등 일부 공약에 대해선 아직까지 어떠한 공지도 이뤄지고 있지 않아 공약 추진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약에 대한 잡음 역시 잇따르고 있다. 4일 본선 투표가 종료된 학생증 디자인 공모전은 진행 과정에서 모호한 규정 등으로 인해 혼란을 빚은 바 있다. 100인 안건 상정제의 경우, 공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익명으로 운영돼오던 총학생회 건의/청원 게시판이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이하 선본)의 원정환 전 부후보의 피선거권 박탈 관련 항의성 청원 이후 실명으로 전환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시스템적 오류였다는 이유를 감안해도, 게시판에 글 혹은 댓글을 작성한 학우들을 현재까지 실명 상태로 방치하고 있는 총학생회의 대처는 분명 미흡해 보인다. 여기에 조 총학생회장을 향한 원 전 부후보의 해당 청원이 130인 이상의 좋아요를 얻으며 중운위 안건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나 뚜렷한 결론 없이 논의만으로 종결되며 공약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부호 역시 붙게 됐다.

한편 오늘(6)부터 8일까지 3일간 제55대 총학생회 선거 정상 시행을 결정하는 총투표가 진행된다. 410여 명(총학생회 집계 기준)의 학우 동의를 받으며 성사된 이번 총투표의 개표가 진행되기 위해선 재학생의 1/10, 1,500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만일 투표율이 10%에 미달할 시, 투표는 9일까지 하루 연장된다. 선거 정상 시행 여부의 찬반을 떠나 이번 총투표는 우리 대학 학우들이 학생사회에 갖는 관심도를 그대로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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