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은 학우(사범대·교공21)

 

3월의 공기가 느껴질 때면 봄의 시작을 깨닫는다. 새 학기라는 새로운 출발은 마치 새해를 맞이하는 것처럼 두근거림과 긴장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 시작을 맞이한 지금, ‘오늘과 내일을 그리는 계획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에 대한 물음표를 공유하고자 한다.

필자가 작년 한 해를 시작하며 적었던 목표는 쉼과 뜀의 균형이었다. 그 균형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던 만큼 밸런스를 어느 정도 맞추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진정한 쉼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잠을 줄여 일을 끝낸 후 약속에 나가는 나날들, 여행지에 왔지만 수시로 확인하게 되는 노트북과 알림, 이 또한 제대로 쉬고 있는 것일까?

최근 올리버 버크먼의 <4000>를 읽으며 휴식에 대한 고민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되었다. ‘병 속의 돌멩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커다란 돌부터 모래까지, 다양한 크기의 돌을 이용해 병을 가득 채우는 과제에서 비롯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커다란 돌, 자갈, 모래 순서대로 병을 채우는 것, 즉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가장 중요한 일에 시간을 쏟을 필요성을 전해준다. 책의 저자는 이 과제를 색다른 관점으로 조명한다.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을 구별하는 것의 중요성이 아닌, 현재 유리병에 넣어야 할 커다란 돌이 너무 많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짚어본다. 그러고는 우선순위에 있는 커다란 돌에 비해 자신을 위한 시간이 작게 느껴지더라도 그것을 수행할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그가 말하는 시간 관리의 세 가지 원칙중 첫 번째 원칙인 자신에게 먼저 투자하자와 관련된다. 책을 덮으며 제시카 에이블의 지금 매주 조금이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모든 것을 끝내고 많은 자유 시간을 누릴 수 있는 마법 같은 미래는 오지 않습니다는 이야기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쉼이 개운하지 않았던 순간의 이유를 어느 정도 찾은 기분이었다. 일을 최대한 빠르게 마쳐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을 휴식으로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휴식은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 상태, 일을 하고 있음의 반대의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휴식을 이러한 개념으로만 생각할 때 우리는 휴식을 마치 비생산적인 시간, 혹은 나태하게 보낸 시간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질 높은 휴식은 일의 효율을 높여주며 장기적으로는 나를 지탱해주는 생산적인 힘이 된다. 오늘의 하루 중 여유 있게 자신을 돌볼 시간 한 칸 정도는 만들어두는 것은 어떤가?

어떻게 키워도 살아남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식물인 스투키도 너무 많은 물의 양을 전달받거나 오랫동안 방치가 될 경우 생명을 잃는다. 그 강하다는 스투키에도 관리법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자신을 들여다보고 관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 몸에 이상이 나타났을 때 멈추는 것이 아닌, 나의 쉴 권리를 생각하며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가질 수 있는 휴식의 틈을, 휴식의 방법을, 공간을 먼저 고민하자.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 찾아온 만큼 무언가를 맞이할 생각에 두근거리는 순간이다. 생활하다 보면 또다시 다양한 일들로 시간이 바쁘게 흘러갈지도 모른다. 열정적인 오늘을 사는 것도 좋지만 우리 모두 잠시 숨을 돌리고, 나를 관리하고 나에게 쉼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을 먼저 가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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