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이다. 동면하던 동물들이 깨어나고 새로운 풍경들이 펼쳐지는 계절이다. 봄은 비단 자연에만 찾아오지 않는다. 실내 마스크 의무 제한 해제와 함께 찾아온 새학기엔 OT MT 기숙사 화재 예방 교육 등 비대면으로 진행돼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행사가 다시 대면으로 돌아와 학우들의 참여를 높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중단됐던 상허기념도서관 학생식당과 교내 오디오 방송 송출도 재개된다. 모두 반가운 복귀다.

그러나 이런 복귀 속 점심 한 끼마저 부담스러운 물가상승과 인구 감소 및 유출로 인한 화양초의 폐교 소식은 더욱 안타깝게 들린다. 멈출 길 없어 보이는 물가의 상승세와 인구의 감소세 속 균형을 되찾고 삶의 질을 높여줄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대책이 시급한 것은 사회 일반의 문제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등록한 후보자가 없어 무산된 총학생회 재·보궐 선거, 그로 인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지속 또한 향후 학생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비대위 체제의 지속은 학생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바로 인재의 부족이다. 지난 총학생회 선거 무산의 원인은 선거운동본부에게 내려진 징계로 인한 피선거권박탈이었으나, 보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우리 대학 학생사회 선거 무산의 주요 원인은 기간 내 등록한 후보자 부재혹은 투표율 부족이다. 후보로 나오는 사람이 없거나, 뽑을 사람이 없다는 이유, 혹은 무관심으로 대표가 선출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반 학우들 중에서도 등록한 후보가 없고, 중운위 위원들 내에서도 비대위원장을 자처하는 사람이 없는 현 상황에서 작년 피선거권이 박탈됐던 선본의 정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이런 인재 부족 문제의 결과다. 할 만한 사람으로서의 인재가 아닌, 하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서의 인재부터 없다. 많은 학우들이 원하는 축제 개최도, 대학 내 문제 개선도, 모호한 학생회칙의 개정도 모두 총학생회가 건재할 때 더욱 적극적으로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과제들이다. 그러나 학생사회에 당면한 과제 해결을 이끌겠다 자처하는 학우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학우들이 겪는 문제들은 해결해야 할 과제보다 감수해야 할 불편으로 치부될 수 밖에 없다.

돌아오는 대면 행사, 새로 등장한 사업과 기술 등의 발전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 속 발생하는 소외와 문제점들을 해결할 비전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약을 제시해 비전을 평가받고 그에 따라 학생 사회를 이끄는 총학생회와 달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총학생회의 부재로 발생한 공백을 해결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평가받은 비전이 없어 대표성 또한 축소된다. 학생사회를 움직이고 되살릴 동력이 될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는 평가받지 못한 계획이 아닌 행동으로 비대위의 능력과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를 이끌 현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학생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 내딛는 우리 대학의 발걸음, 학생사회의 발걸음이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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